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기후공약이 좋으면 정치 견해가 달라도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유권자의 65.7%는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는 지역 내 공급하는 ‘지산지소’ 원칙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녹색전환연구소와 더가능연구소, 로컬에너지랩의 연대체 ‘기후정치바람’이 9일 공개한 ‘기후 현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기후공약이 좋으면 평소 정치 견해가 달라도 투표하겠다’는 ‘기후유권자’는 53.5%를 차지했다.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 중에는 59.9%, 국민의힘 투표 의향층은 48.1%가 평소 정치 견해와 관계 없이 기후투표를 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2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만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에너지 수급 방식이 지산지소(지역생산·지역소비) 원칙에 따라야 한다는 데 대한 공감대도 높았다. 유권자의 65.7%는 에너지 고속도로의 추진 목표를 ‘각 지역 에너지를 근거리에 공급하는 것’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고 답했다. ‘비수도권 생산 에너지를 수도권에 공급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12.3%에 그쳤다. 수도권 지역만 따로 보더라도 서울 유권자의 58.0%, 경기와 인천 유권자 각각 61.9%, 64.8%가 지산지소 원칙에 동의했다.
용인 반도체 산단과 관련해 경기 유권자의 46.5%가 ‘전력이 풍부한 지역으로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응답해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28.4%)을 크게 웃돌았다.
전력 자급률에 따라 시·도별 전기요금을 달리하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에도 절반 이상이 찬성했다. 전기요금 차등화가 실시되면 전력 자급률이 높은 부산과 경북, 충남 등은 전기요금 인하 효과를 누리지만, 자급률이 낮은 서울은 기존보다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서울 유권자의 59.7%는 차등화에 찬성했다.
기후정치바람 제공
지지하는 발전소 유치 공약을 묻는 문항에 17개 시도 유권자 모두가 재생에너지를 1순위로 꼽았다. 원자력발전, 화석연료 순으로 뒤를 이었다. 원전이 밀집한 부산과 울산에서도 재생에너지가 64% 이상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재명 정부가 공약한 2040년 석탄발전소 폐지 목표에는 전체 응답자 중 72.2%가 찬성했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 광역단체장 투표의향 ‘없음’과 ‘모름’이 매우높게 나타났다”며 “이들이 투표장으로 향할 수 있게 하는 좋은 기후공약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