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공소청 정부 재입법 파열음 속
여권 강경파 겨냥 “감당할 수 있는가”
“숙의·토론보다 감정적 접근 앞서” 비판
“위촉 전부터 폐지 반대가 소신” 사의
박찬운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이 지난해 12월4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검찰개혁추진단 제공
박찬운 국무총리실 소속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이 9일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며 사퇴했다.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 정부 재입법 예고안을 두고 여권 내 파열음이 발생하는 가운데 앞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담길 보완수사권 문제도 갈등 요소로 부각하는 모양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공지문을 내고 “저는 위촉 이전부터 보완수사 폐지에 반대하고 전건송치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온 사람”이라며 “이러한 분명한 소신을 가진 제가, 검찰개혁의 핵심 과제인 형사소송법 개정 작업에 자문을 맡는 것은, 중립적 입장에서 법안 준비를 요구받는 추진단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현재 보완수사권 등을 둘러싼 논의 구조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형사사법 절차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숙의와 균형 잡힌 토론보다는 감정적 접근이 앞서는 현실을 저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제가 개혁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은 직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자유로운 위치에서 제 소신을 여러 통로를 통해 밝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정교한 검토와 합리적 토론 없이 개혁이라는 이름만으로 형사사법 체계가 급격히 개편된다면, 그 부담과 위험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완전히 폐지하자는 주장은 우리 형사사법 절차를 감내하기 어려운 혼란 속으로 밀어 넣을 위험이 크다. 과연 감당할 수 있는가”라며 여권 강경파를 겨냥했다.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박 위원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위원장직을 맡아 임기는 올해 9월 30일까지였다. 총리실은 “박 위원장은 오늘 추진단장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추진단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검찰개혁추진단을 중심으로 지난 3일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을 재입법 예고한 후 공소청 보완수사권 부여가 쟁점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