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120달러선 넘보다 현재 80달러선 거래
호르무즈 해협 원유 수송 회복돼야 가격 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골프 리조트 ‘트럼프 내셔널 도랄 마이애미’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로 한때 120달러를 넘봤던 국제유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은 마무리 수순” 발언 등에 진정세를 보이며 80달러대로 내려왔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원유 수송이 원활히 이뤄지는지 여부가 향후 유가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간 10일 오전 기준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89달러,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86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지난 9일(현지시간) 브렌트유와 WTI는 장중 최고 119.5달러, 119.48달러까지 기록했다. 일간 최대 상승 폭은 각각 28.9%, 31.4%에 달했다.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로 대미 강경파로 평가받는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된 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라크, 쿠웨이트 등 걸프 산유국들의 감산 소식 등이 유가를 급격히 밀어 올렸다.
하지만 이날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이 유가 급등에 대응해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공동성명을 내면서 상승 폭을 빠르게 반납했고, 브렌트유와 WTI는 100달러 아래로 떨어져 각각 98.96달러, 94.77달러로 마감했다. 하루만에 30% 가까운 등락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CBS 인터뷰에서 “전쟁이 마무리 수순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도 유락 하락에 힘을 더했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전쟁 장기화는 양국 모두에 부담 요인이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시간 변수에 좀 더 예민한 쪽은 미국”이라며 “특히 미국 가계의 유가 민감도가 높은 만큼 지금처럼 극심한 유가 변동성이 지속되면 물가 불안에 부정적 여론이 누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건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원유 수송이 원활히 이뤄지는지이다. 모건스탠리는 전날 시장 분석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 차질이 수주간 지속된다면 시장은 소비를 실질적으로 줄이는데 필요한 가격 수준을 찾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는 배럴당 130달러를 훨씬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