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를 이용한 흡연도 척추 디스크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
불을 붙여 태우는 일반 담배만큼이나 전자담배도 척추 추간판탈출증(디스크)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권지원 교수,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신재원 교수 연구팀은 다양한 유형의 흡연 행태에 따른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도를 비교해 미국척추학회 공식 학술지 ‘스파인 저널(The Spine Journal)’에 게재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진은 2019년 1~6월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326만5000여명을 약 3.5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연구에선 흡연자들을 담배 종류에 따라 일반적인 궐련을 피우는 연소형 담배군, 궐련형 전자담배군, 액상형 전자담배군으로 세분해 비흡연군과 비교했다. 또한 척추 디스크 환자에 해당하는 기준은 엄격하게 적용해 단순 병원 방문이 아니라,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따라 척추 디스크 질환(질병코드 M50 등)으로 2회 이상 외래를 방문하거나 입원한 기록이 있는 경우만 환자 범주에 포함시켰다.
연구 결과, 모든 종류의 흡연군에서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도가 비흡연군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보정한 디스크 발생 위험도는 비흡연군보다 연소형 담배군이 17.4%, 액상형 전자담배군 15.3%, 궐련형 전자담배군 13.2% 더 높았다. 액상형과 궐련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엔 위험도가 17.4% 더 높았다. 이 같은 경향은 경추(목)와 흉·요추(허리) 디스크 모두에서 공통되게 나타났다.
연소형 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전환한 경우에도 디스크 발생 위험은 여전히 비흡연자보다 높았다. 궐련형 전자담배로 바꾼 경우엔 일반 담배를 피울 때보다는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11% 감소했으나 그래도 비흡연자보다는 높았고, 액상형 전자담배로 바꾼 경우엔 오히려 위험도가 1% 더 올라갔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로 갈아탄 집단에선 흡연 빈도가 증가할수록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 역시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흡연을 통해 체내로 들어가는 니코틴과 일산화탄소 등의 성분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 순환을 방해해 척추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의 디스크에 퇴행성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과거 연소형 담배 흡연 이력이 있다면 전자담배로 전환했더라도 디스크 질환 위험성은 지속되며 이런 약영향은 장기간 누적된다는 점이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권지원 교수는 “전자담배가 연소형 담배보다 인체에 덜 해로운 대안이라는 통념을 척추질환 분야에서 재평가한 전국 단위 최초 코호트 연구”라며 “이 연구가 향후 전자담배 규제 정책과 금연 전략 수립은 물론, 임상 현장에서 환자 교육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