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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 가능 의료기관 10년간 40% 감소···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

입력 2026.03.11 15:21

수정 2026.03.1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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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관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이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산부인과 필수의료 체계에 대한 정책 제안을 발표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제공

이재관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이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산부인과 필수의료 체계에 대한 정책 제안을 발표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제공

분만 가능 의료기관이 10년간 40% 가까이 줄어들면서 산부인과 필수의료체계가 붕괴 위기에 처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관련 학회에선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11일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산부인과 필수의료 체계 강화를 위한 종합 정책 제안’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통계를 보면, 2013년 706곳이었던 전국의 분만 가능 의료기관은 2024년 425곳까지 줄어들어 11년 동안 39.8% 감소했다. 2024년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중 분만기관이 한 곳도 없는 지역은 77곳(30.8%), 분만기관이 단 한 곳만 남은 지역은 60곳(24.0%)으로 절반 이상의 지역이 분만 ‘위기지역’에 해당했다.

이재관 학회 이사장(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분만 의료 인프라 붕괴와 부인암 수술 등의 진료 기반 약화는 이미 눈앞까지 다가온 구조적 위기”라며 “한 번 붕괴되면 10~20년 안에 회복이 어려워 지금이 사실상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밝혔다.

저출생 추세가 지속되면서 전체 분만 건수는 줄었지만 산모 평균 연령 상승과 만성질환 증가로 고위험 임신·분만은 오히려 늘어난 ‘구조적 역설’도 문제다. 이탈하는 산부인과 의료 인력을 잡기 위해 분만 수가를 인상하는 등의 대책이 나왔으나 인건비, 24시간 당직, 의료사고 보험료 등 간접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일선 의료기관에선 분만실 폐쇄가 이어진다는 것이 학회의 진단이다.

또한 산부인과의 양성·악성 종양 수술 등도 전문의 고령화와 전공의 지원 저조 현상까지 겹쳐 장기적인 해법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재관 이사장은 “산부인과 필수의료는 임신·분만부터 양성수술, 부인암, 자궁경부암 검진까지 여성의 생애 전반에 걸친 연속선 상에 있다”며 “분만 인프라와 수가·부인암·검진 체계를 패키지로 동시에 손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회는 임신·분만과 부인암, 검진 등 산부인과의 진료 영역별 문제와 해법이 서로 긴밀하게 연관돼 있으므로 전체를 아우르는 패키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분만을 시행하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간호사·조산사의 고용비용을 국가가 일정 부분 직접 보전하는 제도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상훈 학회 사무총장(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분만기관이 없거나 1곳뿐인 분만취약지 의료기관에 대해선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운영비를 포함해 재정 지원을 집중해 ‘마지막 분만 거점’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수가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학회는 응급 제왕절개나 태반조기박리·전치태반 같은 응급 상황 등에 대한 수가가 비응급 제왕절개와 사실상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포괄수가제를 위험도·응급도 기준으로 세분화하고, 고령산모·다태임신 등 고위험 요인에 따른 가산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재관 이사장은 “이번 제안은 의료계의 이해를 넘어 저출산, 여성건강, 암 예방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함께 풀기 위한 최소한의 출발선”이라며 “정부와 국회, 관련 학회와 긴밀히 협력해 구체적인 제도 설계와 시범사업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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