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와 그의 아들이자 새로운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10일 레바논 남부 도시 티레의 한 광고판에 인쇄돼 있다. AFP연합뉴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가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지 사흘째에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별도의 성명도 내지 않고 있다. 모즈타바의 소재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중 그가 공습으로 부상을 입었으며 그의 소재지를 숨기기 위해 은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모즈타바가 어떤 형태의 메시지나 통신도 그의 위치를 노출시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이란 관리 3명을 인용해 전했다.
모즈타바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상을 입었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란 당국 내 고위 인사들에 따르면 모즈타바는 다리를 다쳤지만 의식은 또렷한 상태이며 통신이 제한된 안전한 장소에 은신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란 국영 통신은 모즈타바를 “부상을 입은 전쟁 참전용사 최고지도자”라고 표현하며 모즈타바가 부상을 입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스라엘 군 관계자들도 모즈타바가 공습으로 다리 부상을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전날 모즈타바의 부상설에 관해 “지금으로서는 그의 상태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전날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을 피하며 “메시지를 받아야 할 사람들은 이미 메시지를 받았다”고 답했다. 한 소식통은 예루살렘포스트에 “모즈타바가 전쟁 중 부상을 당했지만 이란의 최고지도자로서 직무를 수행하고 국정을 운영하는 데에는 여전히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은 모즈타바의 제거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모즈타바를 언급하며 “그가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 4일 엑스를 통해 “이란 테러 정권이 이스라엘 파괴 계획을 주도하고, 미국과 자유 세계 및 지역 국가들을 위협하기 위해 선택한 지도자는 이름이나 은신처와 상관없이 암살 표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선출된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얼굴을 종이 패널에 합성한 모습이 SNS에서 공유되고 있다. 엑스 캡쳐
모즈타바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이란 내에서도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전했다. 정부 내 다른 고위 인사가 실권을 행사하고 모즈타바는 상징적 지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SNS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모즈타바를 조롱하는 의미로 종이 패널에 모즈타바를 합성한 사진, 인공지능(AI)으로 그의 모습을 생성한 영상 등이 올라오고 있다.
모즈타바는 선출 이전에도 공개 행사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은 수수께끼 같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공개적인 정치 연설 등을 하지 않아 그의 목소리도 거의 노출된 바 없다.
모즈타바의 선출 이후 테헤란에는 그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현수막과 하메네이가 모즈타바에게 이란 국기를 넘겨받는 벽화 등이 등장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