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1일 서울 시내의 학원가. 연합뉴스
지난해 학생 사교육비가 2020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교육을 받는 학생만 놓고 보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처음 60만원을 돌파해 여전히 증가세를 보였고, 한달에 100만원 넘게 쓴다는 비율도 늘어 ‘사교육 양극화’는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12일 발표한 ‘2025년 초중고사교육비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4년보다 1조7000억원(-5.7%) 줄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45만8000원으로 전년대비 3.5% 감소했다.
사교육비가 전년대비 줄어든 것은 코로나 팬데믹 때였던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사교육비는 2020년 19조4000억원에서 2024년 29조2000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으나 지난해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해 전국 초·중·고 학생 수는 502만명으로 전년대비 약 12만명(-2.3%) 줄었다. 사교육비 감소율(-5.7%)이 학생 감소율보다 2배 이상 크다. 단순히 학생 수 감소만으로는 사교육비 감소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초·중·고등학생 모두 사교육비가 줄었다. 초등학생 사교육비는 12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9%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고등학생 사교육비(7조8000억원)도 4.3%, 중학생(7조6000억원)은 3.2% 감소했다.
사교육 참여율과 참여시간 역시 초·중·고 모두 줄었다. 사교육 참여율도 75.7%로 전년대비 4.3%포인트 하락했다. 사교육 참여율 하락도 2020년(-8.3%포인트) 이후 5년 만이다.
사교육 주당 참여시간도 7.1시간으로 전년대비 0.4시간 줄었다. 주당 사교육 참여시간은 초등학교(7.4시간), 중학교(7.2시간), 고등학교(6.6시간) 순이었다.
그래픽 초중고 사교육비 온라인
그러나 사교육를 아예 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 사교육 참여자만 비교하면 지출이 오히려 늘어나는 등 사교육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만 분류한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0만4000원으로 전년대비 2.0%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교육 참여 학생의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에선 1.7% 오른 51만2000원, 중학교 0.6% 오른 63만2000원, 고등학교 2.6% 상승한 79만3000원이었다. 특히 국·영·수 등 일반교과 월평균 사교육비도 전체 학생 기준(33만6000원)으로 전년대비 6.0% 줄었지만 사교육비 참여학생(59만5000원)은 7.9% 증가했다.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금액을 구간별로 보면 학생 1인당 ‘100만원 이상’ 쓰는 경우는 11.6%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늘었다.
특히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많았다.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은 66만2000원으로 참여율도 84.9%로 가장 높았다. 반면 월평균 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은 19만2000원에 불과했다. 참여율도 52.8%로 절반 수준이었다.
즉, ‘800만원 이상’ 소득 가구의 사교육비는 1년 전 보다 2.1% 줄고, 참여율은 2.6% 하락했으나 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비는 6.6% 감소하고, 참여율은 5.3% 내렸다.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부는 이날 사교육비 감소 등을 초등학교에서의 늘봄학교·방과후학교 확대 등 ‘정책 효과’로 설명했으나 교육 시민단체 등에선 초등학생의 늘봄학교·방과후학교 참여율(36.7%)은 전년과 동일하다며 반박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 1~3학년은 초등돌봄이나 방과후학교 정책이 계속 강화된 점의 효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늘봄학교가 사교육을 실질적으로 대체하는지, 아니면 사교육을 포기한 가정의 학생이 늘봄학교로 흡수된 건지 구분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