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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장치 없이 혼자 일하다 숨진 23살 뚜안···“일곱 가족 책임진 장남 죽음에 하늘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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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 10일 경기 이천시의 자갈 가공업체에서 끼임 사고로 숨진 베트남 이주노동자 뚜안의 가장 친한 친구 칸은 12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세연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경기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8명의 이주노동자가 일터에서 숨을 거뒀다. 이주노동자들은 일하는 기계도, 일회용품도 아니다"라며 "언어·문화적으로 취약한 이주노동자들의 고용허가를 내주려면 현장을 더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 본질적으로는 고용허가제 정책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2시40분쯤 뚜안이 이천 자갈 가공업체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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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장치 없이 혼자 일하다 숨진 23살 뚜안···“일곱 가족 책임진 장남 죽음에 하늘 무너져”

입력 2026.03.12 14:34

수정 2026.03.1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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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희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이천 공장 이주노동자 사망사고 관련 집회

“비상 스위치·덮개 없어···‘관행’으로 전수”

끼임사고로 숨진 이주노동자 뚜안씨(23). 유족 측 제공

끼임사고로 숨진 이주노동자 뚜안씨(23). 유족 측 제공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23살 뚜안은 베트남에 있는 일곱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지난 10일 경기 이천시의 자갈 가공업체에서 끼임 사고로 숨진 베트남 이주노동자 뚜안(23)의 가장 친한 친구 깐은 12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는 경기이주평등연대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등이 이천 자갈 가공업체 이주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뚜안의 유족이 현장에 참석했으며, 깐은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깐은 “뚜안은 성실하고, 착하고 부지런한 사람이었다”며 “베트남에 있는 할머니, 어린 5명의 동생, 산업재해로 다친 아버지를 책임지는 장남으로 항상 어깨가 무거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뚜안의 가족은 사고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겪고 있다”며 “그 어떤 말로도 그 아픔을 다 표현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깐은 “오늘로 뚜안이 사망한 지 사흘째이지만 아직 빈소도 차려지지 못했다”며 “한국의 노동부가 이 사고를 명확히 규명해줬으면 한다. 회사 역시 아픔을 겪고 있는 유족들에 대해 최대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지난 10일 사망사고가 발생한 컨베이어 벨트의 모습. 경기이주평등연대 제공

지난 10일 사망사고가 발생한 컨베이어 벨트의 모습. 경기이주평등연대 제공

뚜안의 유족 대리를 맡은 이주노동법률지원센터 소금꽃나무의 이용덕 활동가는 현장에서 안전수칙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장을 둘러본 결과 컨베이어 벨트에는 비상 스위치도, 사람의 신체가 위험 구역에 접근하면 기계를 멈추게 하는 자동 정지 장치도, 덮개도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2인 1조라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뚜안은 기계가 작동하는 와중에 장치를 점검해야만 했다. 과부하가 걸린 기계를 멈추는 대신 돌아가는 롤러에 에어건을 쏘거나 삽으로 흙을 걷어내는 작업 방식이 있었다는 것이 현장 노동자들의 증언이다.

노동자들은 이런 위험천만한 작업 방식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스럽게 행해지고 있었다고 말한다. “선배 노동자들에게 전수됐고, 그렇게 배웠다”라는 말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활동가는 “현장에 베트남 출신 노동자가 이해할 수 있는 안전교육은 없었다”라며 “대신 착취와 탐욕만 존재했다. 기본급으로 최저임금만 주고 12시간 동안 맞교대로 일을 시켰다. 인원도 제대로 충원하지 않고 최소 인원으로 공장을 돌리려 했다”라고 말했다.

반복되는 이주노동자들의 사망 사고를 막기 위해선 이주노동자를 ‘을’의 지위에 놓이게 하는 고용허가제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뚜안씨의 유족과 친구, 경기이주평등연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등이 12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태희기자

뚜안씨의 유족과 친구, 경기이주평등연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등이 12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태희기자

박세연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경기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8명의 이주노동자가 일터에서 숨을 거뒀다. 이주노동자들은 일하는 기계도, 일회용품도 아니다”라며 “언어·문화적으로 취약한 이주노동자들의 고용허가를 내주려면 현장을 더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 본질적으로는 고용허가제 정책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2시40분쯤 뚜안이 이천 자갈 가공업체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뚜안은 취업비자를 받아 입국했고, 2024년부터 이 업체에서 일했다.

사고 당시 그는 관리자로부터 ‘과부하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라’라는 지시를 받고 혼자 컨베이어 벨트 아래쪽으로 들어가서 살폈다. 그가 점검하던 중에도 기계는 계속 작동되고 있었다. 그의 팔이 컨베이어 벨트에 끼였고, 그대로 빨려 들어가 참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뚜안은 혼자 작업했던 터라 주변에 기계 작동을 중지시켜줄 사람도 없었다. 그는 시간이 흐른 뒤 다른 동료들에게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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