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12일 본회의에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 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을 가결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 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안)’이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미 관세 협상에 따라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약 519조원)를 투자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로는 에너지·원전 분야가 유력하게 꼽힌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대미투자특별법안을 재석 의원 242명 중 찬성 226명, 반대 8명, 기권 8명으로 가결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의한 이 법안에 강경숙·김준형·신장식·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 손솔·윤종오·전종덕 진보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 법안은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이행하기 위해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하는 내용이다. 공사는 한·미전략투자기금을 조성해 재원을 관리한다. 정부는 대미투자 사업을 추진할 때 미국과 협의하기 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국가안보 등의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은 대미투자를 추진할 수 있지만 재경위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로는 100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사업인 미국 루이지애나주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건설이 거론된다. 텍사스주 민간 전력망과 미시간주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등도 핵심적인 대미 투자처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는 대신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한국의 합의 이행이 늦다며 상호관세를 25%로 재인상하겠다고 압박했지만 지난달 미국 연방대법원은 상호관세가 위법·무효라고 판결했다. 미국은 이날 상호관세를 대체할 무역법 301조 관세 적용을 위한 조사 대상국에 한국을 포함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정부 설명에 따르면 미국 측도 특별법 통과시 관세 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국가적 과제 앞에 여야가 따로 없다는 것을 보여준 뜻깊은 사례”라며 “우리 경제와 안보를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신 국회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략적 투자가 한·미 양국 경제 발전은 물론 공급망 안정과 국가안보 이익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한 국가배상심의위원회를 설치하는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개정안, 개인정보 침해사고가 반복될 때 사업자 매출액 3% 이하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임금체불 법정형을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 53건을 처리했다.
민주당의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요구서도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국정조사 대상은 이재명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진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등 7개 사건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보궐선거를 열어 한병도 원내대표의 지난 1월 원내대표 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예결위원장에 진성준 민주당 의원을 선출했다. 진 의원은 한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인 오는 6월까지 예결위원장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