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브리핑
“미에 최혜국대우 이행 누차 강조
쿠팡 사안, 조사 범위 포함 안 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11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 조사 대상국에 한국을 포함시킨 데 대해 통상당국은 예상했던 절차라며 USTR과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이번 조사 범위에 ‘쿠팡 이슈’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향후 추가 조치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은 12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어 “그동안 USTR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는 미 연방대법원의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 위헌 판결 이전 수준으로 (관세를) 복원하기 위해 301조를 활용할 것이라는 구상을 여러 차례 설명했다”며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라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301조에 대해 “굉장히 신축적인 법적 수단”이라고 표현했다. 301조는 관세율 상한이 없고, 부당하다고 결정이 난 품목뿐 아니라 다른 품목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또 이해관계자가 요청하면 부과 기간도 연장할 수 있다.
통상당국은 이번 조사를 무효가 된 상호관세의 공백을 메우려는 조치로 판단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무역법 122조로 글로벌 관세 10%를 모든 나라에 부과한 것은 301조가 1년 내지 수개월간 조사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7월 중순 이후부터는 301조를 통해 위헌 판결 이전의 관세 수준으로 복원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여 본부장은 301조 조사 결과, 한국이 기존 상호관세(15%)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다고 봤다. 그는 “우리는 이미 미국과 관세합의를 했기 때문에 최혜국대우 합의 정신에서 벗어나는 불리한 결과가 나오면 안 된다는 것을 미국 측에 수차례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301조라는 굉장히 강력한 법적 수단을 활용해 여러 조치를 개시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긴장을 놓지 않고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상시로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 등 미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나 망 사용료, 온라인 플랫폼 규제 등은 이번 조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예단할 수는 없지만 별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여 본부장은 “이번 301조 조사는 쿠팡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지난주 USTR 대표와 만나 협의할 때 한국인 80%에 이르는 정보 유출이 있었던 것이고 한국 정부가 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 중인데 301조 적용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강하게 표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쿠팡 관련 내용이 향후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301조는 사안별로 조사 개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별도 조사가 진행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이번 조사는 새로운 통상 압박 절차가 시작된 것”이라며 “관세 부과뿐 아니라 시장 접근 제한, 투자 확대 요구가 결합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어 조선이나 반도체처럼 미국이 전략적으로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는 협력 의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