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원자재값 올라 내수 위축
기업 투자·건설 경기에도 악영향
걸프국 경제협력 기반 차질 우려
국책 연구기관들이 미국과 이란 등의 중동 전쟁 영향으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잇따라 경고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내수 위축은 물론, 핵심 에너지와 원자재 공급망 마비로 인해 수출과 건설 수주까지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발표한 ‘경제동향’ 3월호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이 경기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KDI는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민간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상승은 운송비와 제조 원가를 끌어올려 공산품과 서비스 가격 전반의 인상을 유발하고, 이는 결국 소비 여력을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 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KDI는 “대외 불확실성 확대가 기업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설비투자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신규 설비투자나 사업 확장보다 현금 확보 등 위험 관리 중심의 보수적 경영 기조를 강화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건설투자 역시 추가적인 부담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KDI는 “중동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로 건설 비용이 상승할 경우 착공 지연이나 공사 기간 연장 등 현장의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이날 ‘GCC 산유국으로의 중동 전선 확대에 따른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중동 전선이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으로 확대될 경우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란이 GCC 지역 내 미군기지뿐 아니라 에너지·항만·관광 인프라 등을 공격할 경우 한국과의 경제협력 전반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았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 아라비아반도의 군주국 6개국이 참여하는 지역 협력체다. 대외연은 지난해 기준 한국의 원유 수입 물량의 58.7%, 천연가스 수입 물량의 17.7%가 GCC 지역에서 들어오는 만큼 에너지 수급 차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석고(74.1%), 헬륨(68.2%), 트리에탄올아민(58.1%), 납사(48.4%), 백색 시멘트(41.0%) 등 GCC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수입이 차질을 빚으면 관련 산업 생산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했다.
GCC에 수출하는 주요 품목인 승용차, 석유제품, 자동차부품 등의 수출 위축과 함께 GCC 지역의 건설 경기 악화로 신규 건설 수주 역시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외연에 따르면 GCC 지역은 전체 해외 건설 수주의 17.4%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