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화물선 ‘마유리 나리’호가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공격을 받은 후 선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이란이 이미 기뢰를 부설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존 힐리 영국 국방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영국군 본부에서 기자들에게 “관련 보고들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국방장관의 발언은 이란의 기뢰 설치 여부를 두고 정보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란이 10개의 기뢰를 이미 호르무즈 해협에 부설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CNN도 지난 10일 미 정보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지난 며칠 동안 호르무즈 해협에 수십개의 기뢰를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했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유조선을 비롯한 상선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군은 최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기뢰 설치를 막기 위해 ‘예방’ 차원의 공세를 퍼부었다. 미 중부사령부는 최근 30척 이상의 기뢰부설함을 공격해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물에 떠다니는 지뢰인 기뢰는 일단 바다에 떠다니기 시작하면 전투 행위가 완전히 종료되기 전에는 완전히 제거하기가 어렵다.
힐리 장관은 “분쟁 상황에서는 어떤 수역에서든 기뢰를 제거하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고 말했다.
케이틀린 탈매지 매사추세츠공대(MIT) 정치학 교수도 블룸버그 통신에 “기뢰 제거는 평화 시기에 가능한 활동으로, 전쟁 중에는 거의 수행하기 어렵다”며 “기뢰 제거는 보통 전쟁 종료 뒤에 이뤄지는데, 그렇지 않다면 이를 수행하는 선박과 헬기가 (적 공격에) 매우 취약해진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기뢰 부설이 사실이라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경제에 타격을 가해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이란이 강력한 지렛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12일(현지시간)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첫 공식 성명에서 “적(미국·이스라엘)을 압박하는 수단으로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뢰는 이란이 세계 경제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막대한 힘을 주는 단순한 무기”라고 평가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이란이 지난 2019년 기준 5000개 이상의 기뢰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형 고속정의 도움으로 신속하게 배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