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전격 사퇴했다. 사진은 이 위원장이 전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회의를 앞두고 기자들과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 난맥상이 점입가경이다. 이정현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이 임명 한달 만인 13일 “변화와 혁신 추진이 어렵다”며 전격 사퇴했다. “당의 가시적 변화 없이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공천 신청을 거부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장동혁 대표가 격하게 대치하는 와중에 공관위원장까지 자리를 던진 제1야당의 현실이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이 위원장은 물러나면서 “생각했던 방향을 더 추진할 수 없었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이 위원장 사퇴 직후 긴급 회의를 열고 “다시 모셔오겠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휴대폰을 끄고 잠적한 이 위원장이 복귀할 지는 불투명하다. 선거를 석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공천 수장이 일손을 놔버린 것은 쌓인 내홍이 터진 것이고, 국민의힘 선거 준비가 파국적인 중대 위기에 처했음을 짐작케 한다.
정작 국민의힘은 권력투쟁으로 빠져들고 있다. 오 시장과 친한동훈계,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혁신 선대위’ 출범을 요구하며 사실상 장 대표의 조기 2선 후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반대로 장 대표는 오 시장의 1·2차 공천 등록 거부에 “공천은 공정이 생명”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장 대표 측은 “혁신 선대위가 당대표를 물러나게 하는 뜻이라면 그걸 혁신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맞받았다.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차기 당권과 주도권만 다투는 모양새가 참으로 볼썽 사납다. 이 위원장이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사퇴한 것도 장 대표와 오 시장을 축으로 한 당내 권력투쟁 속에서 쇄신 공간이 없다는 절망감의 표출일 수 있다.
국민의힘의 자중지란은 장 대표의 ‘눈속임 절윤(絶尹)’이 부른 참사다. ‘윤석열 복귀 반대·내란 사죄’를 표방한 의총 결의문을 “진심”이라 하면서도 ‘인적 청산·노선 변화’ 요구엔 귀를 닫고 있는 그가 당을 수렁으로 내몰고 있단 걸 깨달아야 한다. 당이 후보 등록기간을 연장했지만, “사람이 없다”며 구인난을 실토하는 건 자업자득이다. 길을 못찾는 난파선에 제 발로 오르려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13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20%)은 민주당 지지율(4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날엔 대구에서도 지지율이 여당에 뒤진 여론조사가 나왔다. 절윤이라는 첫단추도 꿰지 못하고, 후보난에 권력 쟁투까지 빠져드는 정당의 냉정한 현주소다. 국민 무서워할 줄 모르는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파산 선고를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