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애물단지 장롱백 ‘애착백’으로 부활하셨네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애물단지 장롱백 ‘애착백’으로 부활하셨네

입력 2026.03.14 10:00

이랬는데요, 요래 됐습니다

애물단지 장롱백 ‘애착백’으로 부활하셨네

명품 가방을 가진다는 것은 단순히 브랜드 로고를 소유하는 일이 아니다. 어떤 이에게는 자신에게 주는 보상이고, 어떤 이에게는 누군가와의 기억을 담은 보물이다. 하지만 시간은 이 특별함을 오래 보장하지 않는다. 세월과 함께 모서리는 닳고 금속 장식은 빛을 잃는다. 버리기엔 아깝고 들기엔 낡은 ‘애매한’ 상태가 된다. 최근 MZ세대 사이 명품 가방 리폼이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는 이유다.

SNS에서 퍼지는 ‘비포-애프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쇼트폼 플랫폼에는 ‘명품 가방 리폼 전후’를 보여주는 영상이 꾸준히 올라온다. 색이 바랜 가죽 가방이 진한 블랙이나 딥그린으로 염색되고, 큼직한 숄더백이 손바닥 크기의 미니백으로 변하는 과정이 짧은 영상으로 공유된다. 수십년 된 가방이 전혀 다른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장면은 조회수 수십만회를 기록하기도 한다.

직장인 김다율씨는 지난해 어머니께 물려받은 낡은 명품 토트백을 미니백으로 리폼했다. 그는 “원래 색이 올드해 보여 고민했는데 리폼으로 전혀 다른 가방이 됐다. 데일리백으로 자주 들고 다닌다”고 했다. 대학생 이지민씨는 “새 제품을 사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러웠는데, 상태가 좋은 가방을 골라 리폼하니 전혀 다른 가방으로 재탄생했다”고 말했다.

기존 백 해체해 미니백으로 만들거나 컬러 페인팅
오리지널과 전혀 다른 느낌의 가방으로 재탄생
좋은 것 오래쓰기와 개인 스타일 중시하는 문화 만나
복원 중심이던 명품 수선이 재디자인 흐름으로 변화

애물단지 장롱백 ‘애착백’으로 부활하셨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복원 중심이던 명품 수선 문화가 재디자인 단계로 확장되는 현상’으로 분석한다. 그 배경에는 달라진 소비 방식이 있다. 과거에는 명품을 ‘원형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가치로 여겨졌다면, 젊은 소비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게 변형하는 데 더 익숙하다. 브랜드의 권위보다 개인의 스타일을 우선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명품 역시 커스터마이징 대상이 되는 셈이다. 중고 명품 시장이 커지면서 오래된 가방을 고쳐 사용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장벽도 낮아졌다.

명품 가격 상승 역시 영향을 미쳤다.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해마다 가격을 올리면서 새 가방을 구매하는 부담이 커졌다. 반면 단순 염색은 보통 10만~30만원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구조를 바꾸는 리폼이나 가방을 분해해 재제작하는 작업은 30만~80만원 이상으로 올라가기도 하지만, 새 명품 가방 가격이 수백만원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부담이 적은 선택지다.

환경 인식 변화도 한몫했다. 지속 가능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새 제품을 생산하는 대신 기존 제품을 활용하는 방식이 환경 부담을 줄이는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단순히 아끼는 소비라기보다 ‘좋은 것을 오래 쓰는 방식’에 가깝다. 여기에 SNS 문화는 리폼 트렌드의 기폭제로 기능한다. 같은 디자인의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기보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단 하나뿐인 가방’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패션 인플루언서 강소진씨는 “유행이 지난 디자인이라 잘 들지 않으면서도 첫 월급으로 산 가방이라 쉽게 정리할 수 없었다”며 “리폼 후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방이 됐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다”고 설명했다.

‘복원’에서 ‘재디자인’으로

리폼 방식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단순히 낡은 부분을 복원하는 수준을 넘어 가방의 형태와 분위기까지 바꾸는 작업으로 확장되는 분위기다. 박경남 명품 수선사는 “미니백 트렌드로 예전에 유행했던 큰 가방을 잘라 작은 가방이나 파우치로 만드는 의뢰가 많다”며 “낡은 명품 가방을 해체해 카드지갑이나 클러치로 재제작하는 작업도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작업은 염색이다. 사용감으로 색이 바랜 가방을 같은 색으로 복원하거나 아예 다른 컬러로 바꿔 새로운 분위기를 만든다. 모서리나 손잡이처럼 마모가 심한 부분만 부분 염색해 전체 인상을 정리하기도 한다. 여기에 체인이나 스트랩 같은 부속을 교체해 가방의 활용도를 바꾸는 작업도 많다. 숄더백에 스트랩을 추가해 크로스백으로 변형하거나 지퍼와 금속 장식을 교체해 가방의 분위기를 새롭게 만들기도 한다.

최근에는 복원을 넘어 디자인 자체를 다시 해석하는 작업도 늘고 있다. 브로치나 버튼을 달거나 컬러 페인팅을 더해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가방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방송인 최화정은 가방 위에 그림을 그리는 ‘마카주(Marquage)’ 작업으로 스타일링 포인트를 준 백(사진)을 소개하며 시선을 끌었다. 같은 브랜드 제품이라도 전혀 다른 가방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애물단지 장롱백 ‘애착백’으로 부활하셨네

수요가 늘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일부 리폼 전문 업체들은 최근 1~2년 사이 견적 문의가 크게 늘었고 의뢰 건수도 이전보다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한 업체는 디지털 서비스와 결합, 앱을 통해 수선을 접수하면 전국 수선사들로부터 견적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관련 법적 기준에 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최근 대법원은 명품 가방 리폼이 곧바로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놓았다. 소비자가 소유한 가방을 개인 사용 목적으로 변형하거나 가공하는 서비스는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리폼업자가 제품 생산과 판매를 주도해 새로운 상품처럼 유통하는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로 판단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리폼 작업은 단순 수선과 다르다. 가죽 상태를 분석하고 염색, 스티칭, 금속 부품 교체 등 여러 공정을 거쳐야 한다. 브랜드마다 가죽 질감과 염색 방식이 달라 가방 구조와 소재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남태준 가죽공방 미나미 레더 대표는 “리폼 업체의 포트폴리오와 복원 사례를 미리 확인하고 애프터서비스(A/S) 정책도 살펴보는 것이 좋다”며 “작업 전 가방 상태를 사진으로 기록해두면 이후 작업 결과를 확인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AD
  • AD
  • AD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