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저장고 화재···선적 작업 일부 중단
이란 측, 미국 향해 경고 메시지
“미 연관 에너지 시설 잿더미로 변할 것”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푸자이라에서 이란 무인기(드론) 잔해가 석유 시설을 강타한 후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이 1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원유 수출 경로인 푸자이라 항구를 타격해 석유 선적 작업이 중단됐다가 이튿날 재개됐다. 미군이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기지인 하르그섬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푸자이라 당국은 푸자이라 항구를 겨냥한 무인기(드론) 공격을 포착해 요격했으며 드론 파편이 낙하해 석유 저장고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요르단 국적자 1명이 경상을 입었고 항구 내 석유 선적 작업이 일부 중단됐다.
이란의 푸자이라 공습은 미국이 전날 이란 하르그섬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한 뒤 이뤄졌다. 이란군 중앙군사본부 하탐 알안비야는 이날 “미국이 아부 무사, 하르그 등 우리 섬을 공격했다”며 “UAE 지도부에 경고한다. 이란은 UAE 내 주요 항구, 부두, 도시 곳곳에 숨겨진 미군 미사일 발사기지를 타격해 우리의 주권과 영토를 수호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그러면서 두바이의 제벨 알리 항구, 아부다비의 할리파 항구, 푸자이라 항구 등에서 주민 등이 즉각 대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란이 걸프 지역 이웃국가의 비미국 소유 자산, 특히 상업 항구를 직접적으로 위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란 군당국은 또 미국이 자국 석유 시설을 공격할 경우 미국과 연계된 기업들이 소유한 석유 및 에너지 인프라가 “즉시 파괴돼 잿더미로 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자이라 항구는 인도양과 통하는 오만만에 있어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원유·석유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경로다. UAE 아부다비 유전과 약 400㎞에 달하는 육상 송유관으로 이어져 있으며 일일 100만배럴 이상 해외 운송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CNBC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스트·웨스트 파이프라인 네트워크’와 푸자이라 송유관의 일일 처리량이 각각 최대 180만배럴, 700만배럴이라면서 하루 2000만배럴에 달하는 호르무즈 해협 물량에 미치지는 못해도 해협 봉쇄로 인한 공급난을 완화하는 정도의 효과는 낼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푸자이라 항구는 또한 “1800만㎥의 저장 용량을 갖추고 있어 원유·연료의 저장뿐만 아니라 블렌딩(서로 다른 석유 성분을 혼합해 완제품을 만드는 과정) 작업 측면에서도 세계 최고의 허브 중 하나”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푸자이라 항구 피격을 두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황에서 UAE의 유일한 수출 경로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고 해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