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특별법 개정안 공동 발의
전세사기 피해자의 임차보증금을 최소 절반 수준까지 국가가 보장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여야가 공동으로 발의한다. 구제 사각지대에 놓였던 신탁사기 피해자를 위해 보증금 일부를 ‘선지급 후정산’ 하는 방식도 도입한다. 정부·여당은 이르면 이달 말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16일 공동 대표 발의한다고 15일 밝혔다. 야당에선 현재까지 엄 의원만 공동 발의에 참여했지만 전세사기를 사회적 재난으로 인식하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정안의 핵심은 전세사기 피해자의 보증금 회수 수준을 일정 기준까지 보장하는 ‘최소보장제’ 도입이다. 최소보장제란 경·공매 배당금과 임차보증금 반환채권 회수액, 기존 지원금을 합한 금액이 임차보증금에 미치지 못하면 부족분을 지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증금이 1억원인 전세사기 피해자가 경매 배당이나 채권 회수 등을 통해 3000만원만 돌려받았다면 최소보장 기준(50%)인 5000만원에 미치지 못한 2000만원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말 정부·여당은 국토교통부, 법무부, 국무조정실, 기획예산처, 금융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과 협의해 최소보장제 도입을 결정한 바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피해 주택을 매입하고 있지만 경·공매 결과에 따라 피해자의 회복률이 크게 달라지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집주인 아닌 ‘권리 없는 사람’과 계약한 피해자엔 ‘선지급 후정산’
실제 민주당 전세사기특위 간사인 염태영 의원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경매 차익 산정이 완료된 피해 사례 849건 중 83건(9.8%)은 보증금 회복률이 40%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회복률 100%를 달성한 경우도 245건(28.9%)에 달해 피해 회복 수준에 큰 편차를 보였다.
다만 야당에선 아직 이견이 있어, 현재 제시된 최소보장 ‘50%’ 수준과 구체적인 지원 규모가 향후 국회의 법안 심의 과정에서 일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발의된 법안에는 구체적인 재정 규모가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개정안에는 신탁사기 등 무권계약 피해자의 경우 피해 회복이 장기간 지연되는 문제를 고려해 ‘선지급 후정산’ 방식도 포함됐다.
무권계약은 집주인이 아닌 사람이 임대인 행세를 하거나 임대 권한이 없는 사람이 계약을 체결해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경우로, 기존 전세사기특별법에선 구제 수단이 제한적이었다.
이 경우 경·공매 절차 전에 피해자에게 최소보장금이 먼저 지급된다. 이후 국가가 피해자의 보증금 반환채권을 넘겨받아 경·공매 절차에서 지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해당 법 시행 이전에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경우에도 최소보장제와 선지급 제도가 적용된다. 피해 주택 경·공매가 이미 완료된 피해자도 회복률이 법 기준보다 낮은 경우 최소보장제 지원이 가능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