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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장관이 응답할 차례다

입력 2026.03.16 19:53

수정 2026.03.1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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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면 할수록 적자.’ 3월12일 기름값 대책을 요구하는 화물연대의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서 장재석 포항지역본부장이 한 말이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25t 화물차 노동자가 한 달 동안 사용하는 기름은 무려 3067L다. 2월 말 1500원대였던 경유값이 한때 2000원까지 오른 걸 감안하면, 약 150만원의 임금이 삭감됐다. 배달노동자와 택배노동자의 현실도 다르지 않다. 회사는 기름값을 반영해서 임금을 주지 않는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였다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된다. 사업주가 부담해야 할 위험과 비용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면서 붙인 이름이 바로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 때 폐지된 안전운임제가 3월부터 다시 도입됐다. 안전운임제는 화물노동자의 과적·과속을 막기 위해 유가와 운송비용을 고려해 화물노동자들의 적정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다. 기름값이 오르면 운임에 반영한다. 그런데 시멘트와 컨테이너 품목에만 적용돼 6%의 화물노동자만이 안전운임제의 보호를 받는다. 이마저도 3년 일몰제로 도입돼 3년 뒤에는 폐지를 걱정해야 한다.

정부는 기름값 상승에 최고가격제와 추경 편성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왜곡된 노동구조에 대한 답은 아니다. 근본적 대안은 안전운임제를 화물노동자 전체, 나아가 모든 특고 플랫폼 프리랜서 노동자에게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정부도 문제가 있다는 걸 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특고 플랫폼 프리랜서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오는 5월1일까지 제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추상적이고 선언적인 내용만 있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임금, 산업안전, 사회보험처럼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필수적인 조치 내용이 없고 법을 어겨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김영훈 장관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에 근로기준법을 당장 적용할 수 없으니 기본법을 만든 후에 관련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특고 플랫폼 프리랜서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구체적인 후속 입법이 무엇인지 답해야 한다.

방법이 있다. 김영훈 장관은 3월31일 최저임금위원회에 최저임금 심의요청서를 제출한다. 여기에 배달, 대리기사, 방문점검원처럼 건당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건당 최저임금을 심의해달라고 명시할 수 있다. 최저임금법 제5조 3항에 따르면 시급, 월급 등으로 표시할 수 없는 도급제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별도로 정할 수 있다. 이 건당 임금을 결정할 때 특고 플랫폼 프리랜서 노동자가 부담하는 기름값과 부대비용을 반영할 수 있다. 마침 노동부가 관련 연구용역까지 진행 중이니, 심의요청서에 내용을 포함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노동부는 최저임금제와 별도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기 어려운 노동자를 위해 최저보수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전운임제에 준하는 최저보수제를 설계하려면 노동계와의 토론과 협의가 필수다.

이에 김영훈 장관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한다. 특고 플랫폼 프리랜서 노동자들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만으로는 생존의 위기에 빠진 우리를 구할 수 없다 외치고 있다. 이 외침에 장관이 응답할 차례다.

박정훈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부위원장

박정훈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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