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성동훈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오는 5월 총파업에 나선다. 2년 만의 파업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의 고객사 납품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9일부터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93.1% 찬성률로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18일 밝혔다. 투표에는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 3개 노조 재적 조합원 8만9874명 중 6만6019명(73.5%)이 참여해 6만1456명이 찬성했다.
노조는 앞서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쟁의행위 투표가 가결되면서 쟁의권을 법적으로 확보했다.
공동투쟁본부는 다음달 23일 대규모 집회를 연 뒤 상황 변화가 없으면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 성과급 상한 폐지, 임금 인상률 7%를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파업이 현실화하면 2024년 7월 이후 약 2년 만이자 1969년 창사 이래 두 번째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임금 협상을 벌였지만 중앙노동위원회의 두 차례 조정회의를 거치고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재원과 관련해 노조가 경제적 부가가치(EVA) 20%와 영업이익 10% 중에서 선택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한 임금 인상률 6.2%, 자사주 20주 지급, 직급별 샐러리캡 상향 등을 제시했다. 반도체(DS) 부문의 경우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OPI 100%를 추가로 지급하는 특별 포상안도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가 OPI 상한 폐지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는 현재 연봉 50%인 OPI 상한을 폐지하고, 산정 기준이 비공개인 EVA 대신 영업이익 중심으로 성과급 산정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성과급 상한을 없애고 영업이익의 10% 전체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파업이 진행되면 반도체 호황을 맞은 삼성전자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6만명이 넘는 조합원을 확보한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의 경우 DS 부문 조합원이 70~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26년 임금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