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트라우마로 일상생활 어려운 생존자
법원선 “정부 추가 배상 책임 인정된다”
심의위 15명 중 8명은 ‘부정적’ 당시 위원
7명은 박근혜 정부 당시부터 11년째 활동
세월호 참사 생존자 장애진씨가 지난해 4월1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인근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1주기 기억식에서 기억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4·16 세월호 참사로 인한 추가 트라우마에 대한 ‘배·보상 재심의’ 여부를 결정할 심의위원회 위원 절반이 이미 앞선 심의에서 유보적이거나 부정적인 의견을 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판단의 적정성을 다시 검토해야 할 재심의에 그 판단을 내린 위원들이 참여하는 셈이다.
18일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무총리 산하 ‘4·16 세월호참사 배상 및 보상심의위원회(심의위)’는 오는 27일 ‘세월호 배·보상 직권재심의’ 개최 여부 심의를 진행한다.
한모씨 등 제주지역 세월호 생존자 일부는 2021년 4월 국가를 상대로 추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같은해 12월 심의위에 직권재심의도 신청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 배·보상을 받았지만 이후에도 트라우마가 추가로 발생해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정부 심의위는 법원 판결 이후에 판단하겠다며 심의를 미뤘다. 1심은 ‘생존자들이 이미 배·보상금을 받았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지만 항소심은 지난해 11월19일 이를 뒤집고 생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고 직후 예견할 수 없었던 PTSD 등은 새로운 후발 손해로서 정부의 추가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정부가 상고하지 않아 이 판결은 지난해 12월9일 확정됐다. 이 판결에 근거해 한씨 등 18명은 지난해 12월8일 심의위에 다시 직권재심의를 요청했다.
심의위는 오는 27일 회의를 열어 ‘직권재심의 개최 여부’를 심의한다. 그런데 이미 심의위는 두 차례에 걸쳐 세월호 생존자들이 낸 직권재심의 요청에 대해 유보·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2021년 “국가배상 소송에서 판결이 확정되면 그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분석해보겠다”고 했고 2024년에는 “이미 배상금 지급이 완료됐고 국가와 당사자 간 재판상 화해가 성립됐으므로, 그 과정에서 명백한 하자가 없다면 직권재심의는 어렵다”고 밝혔다.
심위위는 위원장 1명과 위원 14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8명은 앞서 위원회가 재심의에 부정적 의견을 낼 때 심의위원이었다. 7명은 2015년 3월 심의위 출범 당시부터, 1명은 2022년 1월부터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세월호 특별법에 심의위 위원들의 임기는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5·18 보상법과 특수임무수행자보상법이 시행령으로 심의위 위원들의 임기를 2년으로 하고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과 차이가 있다.
임미애 의원은 “10년 전 배·보상을 결정했던 위원들이 그대로 재심의를 맡는 구조가 객관적인지 강한 의문이 든다”며 “심의위 신뢰 확보를 위해 본격 논의 전 위원진을 재구성하고, 피해 구제를 강조한 법원의 전향적인 판결 취지에 부합하는 심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