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이 지난 18일부터 ‘광역의원 청년 비례대표 후보 대국민 오디션’을 시작했다. “참신한 청년 인재를 발굴하고 정치참여 문턱을 낮춰 정치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내놓은 야심찬 프로젝트다. 국민 검증을 거쳐 시도별로 청년을 1명씩 당선권에 공천한다는 것인데, 상대적으로 소외된 청년 목소리를 정치에 반영하려는 취지는 공감할 만하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다르다. ‘참신함’과 달리 진행 중인 1차 예선 투표 상위권에는 12·3 내란을 옹호하고, ‘윤석열 복귀’를 주장하는 시대착오적인 이들이 다수 포진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 만세”와 함께 탄핵 반대 집회 참석 사진을 잔뜩 게시한 후보가 있는가 하면, 주요 활동으로 ‘이태원 참사 당시 민주노총의 정권 전복 전략 및 개입 정황을 포착하고 대응했다’고 한 이도 있다. 어떤 후보는 윤석열·김건희가 “종북좌파 국가 전복 전략에 가장 큰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윤어게인’ 후보들의 경연장이라 해도 그리 틀리지 않다. 국민의힘이 어떤 광신이 지배하는 정당으로 탈바꿈이라도 한 건지 당혹스럽다. 하지만 이들을 그저 비정상으로 치부하는 건 순진하다. 오히려 “지지세력 자체가 없다. 잘 모르는 노인들만 있다”는 당 관계자 탄식처럼, 누가 투표에 참여해 그들의 운명을 결정할지 아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다. 국민의힘은 내란과 절연하지 못하면서 극단 세력 외엔 찾지 않는 정당이 되었다.
‘윤어게인’ 청년 오디션의 현실은 국민의힘이 처한 곤궁을 상징한다. 23일까지 이어지는 1차 예선은 하루 1인당 최대 3표까지 행사할 수 있다. 안 그래도 국민 관심은 먼데 조직적 투표 가능성까지 열어놓은 꼴이다. 인기투표 속성이 있는 인터넷 투표는 선동적 포퓰리즘 위험을 일정 부분 안고 있다. 지역·세대·성별을 골고루 배분하는 투표인단이나 배심원제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형식적 한계에 극단 세력만 찾는 정당의 현실이 만나 최악의 오디션이 현실화할 수 있는 셈이다.
예선을 거친 후보들 앞에는 본선·결선이 남아 있다. 이 관문들은 제대로 된 거름막이 될 수 있을까. 적어도 청년 정치의 미래가 아직도 “윤석열 만세”를 외치는 ‘윤어게인’ 잔치로 끝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