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대전시청에 마련된 대전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참배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로 14명이 사망하고, 6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24년 6월 경기 화성시 소재 아리셀 1차전지 공장 화재로 23명이 숨진 이후 최악의 작업장 화재 참사다. 아리셀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불과 2년도 안 되었는데,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이자 지난해 정부로부터 은탑산업훈장까지 받은 중견기업에서 또다시 대형 참사가 일어난 데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소방당국은 그날 오후 1시7분쯤 1층에서 발화된 불이 삽시간에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공장 내부에 있던 직원 170명 중 90여명은 대피했지만 나머지는 피하지 못해 숨지거나 골절·연기흡입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10명은 2층 휴게실과 헬스장·탈의실에서 발견됐다. 직원들이 휴게 시간에 낮잠 등을 청하는 공간으로, 점심시간을 맞아 쉬고 있던 노동자들이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여유 공간을 활용해 불법 증축한 것이라고 한다.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작업 환경이 위험했다는 이 회사 전현직 직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전 직원 A씨는 “폐질환과 폭발·화재 등 사고가 빈번하고 목숨을 담보로 하는 생산 활동은 너무 불안하다”며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현장에 날리는 오일미스트의 불안감에 퇴사함”이라고 적었다. B씨는 “절삭유가 증기 형태로 작업장 전체에 퍼져 있었다. 퇴근하고 나면 안경 렌즈에 기름막이 낄 정도였고, 작업 중에는 호흡기로 계속 흡입되는 정도의 환경이었다”며 “여러 번 개선 건의를 했지만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실제 조치까지 이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건물 곳곳의 절삭유 기름때와 유증기가 화재를 급속히 키웠으리라는 소방당국 추정과 일맥상통한다. 이번 참사도 누적된 안전불감증에 따른 총체적 인재일 개연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정부는 참사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책임자를 엄하게 처벌하고 실효적인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언제까지 노동자들이 이런 후진국형 대형 참사로 목숨을 잃어야 하는가.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참사 현장을 방문한 뒤 엑스에 올린 글에서 “원인 규명 등 조사 과정에서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유가족의 참여를 보장하고,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정부가 비용을 선지급하는 방안을 포함해 실질적 지원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하고, 이후 관계기관과의 정산 및 구상 절차까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 말대로 당국은 참사 피해자·유가족 지원과 소통에도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