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2일 다주택 공직자의 부동산 정책라인 배제 조치를 지시했다. 사진은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앞에 게시된 양도세 과세 관련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의 논의·입안·보고·결재 전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 공직자를 전면 배제하라”고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했다고 22일 엑스에 공개했다. “부동산 정책에 단 0.1%의 구멍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공직사회의 부동산 정책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정책 결정·집행자가 다주택 수혜를 입는 이해충돌 고리를 끊지 않고서는 국민적 불신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조치다.
정책 설계자들의 사익 논란은 역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핵심 원인이었다. 공직자들이 자산을 지키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거나 정보를 선점해 투기에 나선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고위공직자들의 주택 다보유·갭투자와 농지 투기, 2021년 공공개발 불신을 낳은 LH 사태가 그랬다. 이재명 정부는 대통령실·내각 고위직 40%가 다주택자로 나타나자 인사검증 서류에 ‘다주택 보유 여부’ 문항을 신설하고 처분을 권고했다. 이번 조치는 내부 단속을 넘어 다주택자는 부동산 업무에서 아예 손을 떼게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2020년 경기지사 시절부터 공직자의 다주택 보유 행태를 억제해왔다. 당시 이 대통령은 4급 이상 간부들에게 실거주 외 주택 처분을 권고하고, 이를 어긴 공직자는 승진 배제·보직 해임이라는 초강수 조치를 단행했다. 비록 대법원이 위법성 문제를 들어 제동을 걸었지만, 고위공직자들이 집값 상승 수혜를 입는 이해충돌과 정책의 왜곡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대를 가릴 것 없이 “부동산으로 돈 벌고 싶으면 공직을 떠나라”는 경고는 공정사회로 가는 큰 획이 될 수 있다.
고위공직자의 재산 증식 욕망이 정책에 반영되는 순간, 그 정책은 기득권 옹호 수단으로 전락하고 공직윤리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이 “집값 안정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르는 일”이라고 했듯 부동산 정책의 안정과 신뢰는 국정의 성패를 넘어 청년들의 미래와 직결된 절박한 과제다. 정부는 다주택자 업무 배제가 일시적 충격요법에 그치지 않도록 실효적이고 투명한 부동산 관리·공급 대책을 세워야 한다. 나아가 정책 담당자의 주택 보유를 실거주 1주택으로 엄격히 제한하는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조속히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이번 조치가 공직사회 체질을 바꾸고, 국민이 신뢰하는 ‘부동산 정책 대전환’의 분수령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