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복귀하는 방탄소년단(BTS)의 ‘BTS 컴백 라이브: ARIRANG’ 공연이 21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1일 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이 한국의 멋을 세계에 알리며 성공적으로 끝났다. 세계 각지에서 온 ‘아미’ 등 수만명의 인파에도 안전사고 한 건 없었다. K팝 위상과 시민 협조·질서가 모두 빛난 지구촌 초대형 이벤트였다.
3년9개월 만에 완전체로 모인 BTS는 새 앨범인 5집 <아리랑>의 수록곡 8곡과 히트곡 4곡을 부르며 그간의 공백이 무색한 노래·춤 실력을 선보였다. 조선의 왕이 걷던 ‘왕의 길’을 따라 7명의 멤버가 등장하고, 국악 아리랑을 샘플링한 첫 곡 ‘보디 투 보디’에 맞춰 광화문 외벽엔 수묵화가 수놓였고, 새 앨범엔 국보 29호 에밀레종(성덕대왕 신종) 소리도 담겼다. 광화문은 BTS의 상징색인 보랏빛 응원봉으로 물들었고, BTS의 아리랑 노래나 글로벌 히트곡 ‘버터’ ‘마이크 드롭’ ‘다이너마이트’가 나올 땐 ‘광장의 떼창’도 이어졌다. 가장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복귀 무대가 된 셈이다.
개인의 내면과 청춘의 아픔을 노래하며 성장한 BTS는 이제 인류의 공감을 끌어내는 열쇳말이 됐다. 나이·성별·국경 등의 다름이 차별이 될 수 없다는 메시지에 전 세계 아미들은 열광했고, 사회적 연대의 힘을 보여줬다. 이 위로와 공감과 연대는 K팝 열풍을 넘어 한국적 요소가 전 세계 문화를 선도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우리의 말과 문화, 역사와 도시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콘텐츠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BTS 공연을 앞두고 아미 방문이 급증해 K팝 굿즈와 먹거리가 실적을 견인하고, 유통업체·숙박업소가 ‘아미노믹스’ 혜택을 봤다.
대한민국과 세계를 흔든 BTS의 복귀 무대는 고민과 숙제도 함께 남겼다. 일부 시민들은 도심에서 잡은 결혼식 시간을 급히 조정했고, 검문·검색을 감당해야 하고, 교통·집회는 제한됐다. BTS 소속사 하이브가 “불편을 겪었을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힌 건 당연하다. 시민권과 직결돼 있는 ‘광장 공연’ 기준을 마련할 때가 됐다. BTS 공연은 1만명의 국가 공공 인력이 뒷받침했음에도 ‘라이브 생중계’는 유료 매체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독점했다. 그간 올림픽·월드컵 등 스포츠 중계부터 쌓여온 ‘보편적 시청권’ 문제가 불거진 날이기도 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이뤄진 초유의 BTS 복귀 무대를 계기로 한국의 문화적 역량과 시민적 합의가 한 단계 발전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