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라는 접두어가 식재료 이름에 붙는 경우가 종종 있다. ‘참’나물, ‘참’깨가 있고 수산물에는 ‘참’숭어가 있다. 참을 붙이는 이유는 좋다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함이다. 참치의 어원 유래설에 진짜 좋은 물고기라는 것이 있을 정도다. 참의 반대 의미로 ‘개’가 붙는 경우도 있다. ‘개’두릅, ‘개’떡, ‘개’숭어가 대표다.
두릅은 참두릅이라 부르기도 한다. 개두릅은 진짜로 참두릅에 비해 맛없는 개맛일까? 여기서 개를 비속어라 생각하면 안 된다. 국립국어원에서 개의 의미를 정도가 심한, 엉망진창일 경우나 질이 떨어질 때 사용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개두릅의 본래 이름은 엄나무순이다. 맛이 두릅에 비해 떨어지지 않음에도 왜 엄나무순이라 부르지 않고 개두릅이라 불렀는지는 모른다. 선호의 차이가 있겠지만, 필자는 두릅보다는 엄나무순을, 엄나무순보다는 오가피순을 더 좋아한다.
이러한 접두사로 인한 오해는 나물뿐만 아니라 우리가 흔히 먹는 깨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참깨는 삼국시대에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전에는 야생에서 나는 깨를 먹었는데, 들깨다. 들깨는 어디서든 잘 자라는 특성이 메밀과 닮았다. 반면 참깨의 원산지는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이다. 실크로드를 따라 동쪽으로 흘러 한반도에 정착했다. 북아프리카나 중동은 고온 건조한 지역이다. 원산지의 기후가 그러하니 고온 다습한 한반도의 여름 장마를 견디기 쉽지 않았다. 그 바람에 조금의 텃밭 농사만 할 수 있었고, 과학기술이 발전한 지금도 대단위 농사가 어려운 작물이 참깨다. 생산량이 적어 귀하니 ‘참’을 붙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참깨와 들깨, 깨를 공통으로 사용하니 같은 집안이라 여긴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관련이 없다. 이는 영장류인 사람과 여우원숭이 정도의 차이다. 참깨는 참깻과, 들깨는 참깨와 전혀 관련이 없는 꿀풀과의 식물이다. 들깻잎이 향기로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들깨의 사촌 중에는 향이 좋은 허브가 많다. 로즈메리, 민트, 시소, 배초향 등이 꿀풀과의 식물이다.
게다가 참깨와 들깨의 차이는 지방 성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참깨는 오메가6가 풍부한 반면, 들깨는 오메가3가 풍부하다. 그 바람에 들기름은 참기름에 비해 산패가 빠르다. 들기름을 빛이 통하지 않는 병에 담아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하는 이유다.
또 한 가지, 고기 먹을 때 참기름과 소금을 섞은 기름장에 찍어 먹곤 한다. 이는 잘못된 방식이다. 현대의 소나 돼지는 주로 옥수수 사료를 먹고 자란다. 옥수수는 오메가6가 많은 작물이다.
따라서 옥수수 사료로 키운 고기에도 오메가6가 쌓여 오메가3와의 균형이 깨진 상태다. 만성염증이나 고혈압을 유발하기도 한다. 오메가6가 풍부한 고기를 오메가6가 풍부한 참기름에 찍어 먹는 것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다. 고기를 먹을 때는 가능한 한 소금으로 먹거나, 오메가3가 풍부한 들기름이 좋다.
예전처럼 참이나 개를 단순히 좋고 나쁨으로 구분해서는 안 된다. 식재료의 본질과 용도에 맞게 구분해야 한다. 참이 붙는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과거의 식생활과 현대의 식생활은 차이가 크다. 이름에 붙은 개나 참에 매몰될 이유가 없다.
김진영 31년차 식재료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