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명 사상 ‘안전공업’ 참사
처참한 화재 현장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공장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사망자 14명을 포함해 74명이 사상했다. 22일 드론으로 내려다본 공장 건물들이 전소되거나 무너져내려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대전 |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부상자 중상 25명·경상 35명
사측 무단 증축에 관리 소홀
23일 유족 참여 속 합동감식
신원확인 뒤 시신 인도 방침
사망 14명을 포함해 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가 건축물 무단 증축, 안전관리 소홀 등으로 인한 인재로 판명 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유족과 고용노동부, 소방청, 경찰청 등이 참여하는 합동조사단을 꾸려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은 22일 “내일 오전에 유족 2명이 참관한 가운데 관계기관 1차 합동감식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방청은 정밀 화재 조사를 위해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중앙화재합동조사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소재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로 14명이 사망하고, 중상 25명·경상 35명 등 60명이 부상했다. 소방당국은 지난 20일 오후 1시17분쯤 안전공업의 동관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를 약 10시간30분 만인 오후 11시48분쯤 진화 완료했다. 전소된 3층짜리(연면적 1만135㎡) 공장 건물에 대한 수색·구조 작업을 벌여 연락이 두절된 14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화재 당시 공장에선 17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었다. 90여명은 무사히 대피했지만, 50여명이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과정에서 골절상 등 부상을 입었다. 소방관 2명도 다쳤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23일 중 신원 확인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완료되는 대로 유족에게 시신을 인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화재는 23명이 숨진 2024년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이후 최대 인명피해를 남겼다. 정확한 발화 지점과 화재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노동계 등에선 전형적인 인재로 보고 있다.
사망자 10명이 2층 휴게실(1명)과 헬스장(9명)에서 발견됐는데, 이곳은 사측이 무단으로 증축해 사용해온 공간으로 확인됐다. 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공간이다보니 비상구 등의 부재로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속을 가공해 자동차·선박용 안전밸브를 만드는 공장 특성상 절삭유 사용으로 인한 유증기·유분 등이 많았음에도 안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황병근 안전공업 노조위원장은 “(사측에) 유증기와 기름 찌꺼기 등이 축적될 가능성을 지적하며 주기적 점검과 청소 필요성을 제기했다”며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한 경영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중대한 인재”라고 했다. 소방당국도 공장 내 기름때와 집진설비 내부의 슬러지(찌꺼기) 등으로 인해 화재가 급속히 확산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사고 현장을 방문해 “사고 원인과 경위를 철저히 규명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