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낯선 예술영화를 소개하는 데 힘써온 임재철 영화평론가 겸 이모션북스 대표가 22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65세. 고인은 두 달 전 갑작스럽게 쓰러진 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고인은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 기자로 근무하다 퇴사해 미국 뉴욕시립대에 진학했고, 영화이론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광주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서울시네마테크 운영위원장을 거쳤다.
또 영화이론지 ‘필름 컬처’를 창간했고, 국내외 예술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극장 ‘필름포럼’을 세웠다. 서울 종로구에 있던 필름포럼은 현재 서대문구로 자리를 옮겨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고인은 예술영화 작품과 작가들은 물론 프랑스 범죄영화, 일본 로망 포르노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장르영화들을 소개했다. 스즈키 세이준, 구로사와 기요시, 두기봉 등이 고인의 안목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소개되거나 재평가된 대표적 감독들이다. 고인은 2002년 광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자격으로 ‘프레시안’과 한 인터뷰에서 “지금 같은 ‘영상시대’에 옛날에 극장에서 인기를 얻었던 장르영화들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했다.
고인은 대중영화 이론의 교과서로 꼽히는 <대중영화의 이해>를 비롯한 다수의 책을 번역했고, <알랭 레네> <장 마리 스트라우브-다니엘 위예> 등을 저술했다. 2015년에는 출판사 이모션북스를 설립해 <영화의 맨살: 하스미 시게이코 영화비평선> <에센셜 시네마> <존 포드> 등 다양한 고전 예술 서적을 출간해왔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4일 정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