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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앗아간 영덕 풍력발전 불, 노후 발전기 전수조사해야

입력 2026.03.24 18:14

수정 2026.03.2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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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1시 11분께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한 풍력발전기에서 불이 난 가운데 발전기 프로펠러 등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후 1시 11분께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한 풍력발전기에서 불이 난 가운데 발전기 프로펠러 등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연합뉴스

설계수명 20년을 넘긴 풍력발전기에서 잇단 사고가 발생해 인명 피해와 산불을 일으켰다. 전국에 분포된 노후 풍력발전기를 전수조사해 총체적 안전관리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1시11분쯤 경북 영덕 풍력발전단지 내 풍력발전기에서 불이 나 발전기를 정비하던 노동자 3명이 사망했다. 이들은 설비 유지·보수 외주업체 소속으로 화재 신고 후 연락이 끊겼다가 지상 출입구와 추락한 블레이드(날개)에서 화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은 높이 78m 발전기 날개 쪽에서 폭발음과 함께 치솟았다. 불붙은 블레이드가 추락하고 발전기에서 윤활유가 새어 나오면서 불은 주변으로 번졌다. 소방당국은 헬기 등을 동원해 5시간여 만에 주불을 껐지만, 잔불 진화는 이틀째 진행됐다. 불난 곳이 수십m 상공인 데다 발전기 내부에 남아 있는 기름이 진화에 걸림돌이 된 것이다. 한번 사고가 나면 신속한 진화가 어렵고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풍력발전기의 특성을 보여준다.

2005년 준공된 이곳 풍력발전기는 설계수명 20년을 넘긴 노후화로 사고 발생 위험이 컸다고 한다. 지난달 2일에도 풍력발전기 1기의 타워가 엿가락처럼 꺾여 상공에 있던 터빈과 날개가 지상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순간 최대풍속이 가동정지 기준인 초속 20m에 한참 못 미쳤지만 발전기 시설은 바람을 견디지 못했다. 노후화뿐 아니라 풍력발전기 운영에도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풍력발전기는 구조물로 분류돼 소방법이 적용되지 않고, 소방당국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또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안전교육을 받고 안전장비를 착용한 뒤 유지·보수 작업에 투입되는지 감독하는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았다. 민간이 운영하는 풍력발전소는 최초 인허가 과정을 제외하면 정부기관·지자체의 관리·감독 권한이 제대로 미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강원·제주 등 전국적으로 지금도 설계수명이 지나거나 다 된 노후 풍력발전기가 산재해 있다. 노후 시설만이 아니라 지난해 4월 전남 화순에선 완공 2년도 안 된 발전기 타워에서도 사고가 났다. 풍력발전은 재생에너지의 중요한 축이지만, 안전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 주민 불안 등을 야기해 시설 확충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전에 하자를 인지하고 화재 등 사고에 실시간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보급하고 안전 시스템 보강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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