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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목숨 사이

입력 2026.03.24 19:50

수정 2026.03.2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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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월회의 아로새김]재미와 목숨 사이

이솝 우화에는 개구리에게 장난삼아 돌팔매질하는 아이들 이야기가 나온다. 날아드는 돌을 피해 이리저리로 펄쩍 뛰는 개구리들을 보며 아이들은 더없이 즐거워한다. 돌팔매질은 아이들에게는 그저 재미 삼아 하는 놀이였다. 하지만 개구리에게 그것은 절체절명의 사투였다. 누군가에게는 장난거리에 불과한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목숨이 걸린 일이었음이다.

중국의 춘추시대에는 이런 군주도 있었다. 진나라의 영공 이야기다. 그는 몹시 형편없는 못난 군주였다. 그의 악행은 다양했는데 그중 압권은 단연 ‘사람 사냥놀이’였다. 그는 종종 궁궐의 높은 누각에서 담장 바깥으로 지나가는 사람을 향해 활을 쏘고는 화살을 피해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다. 사람들에게는 목숨이 달린 일이 그에게는 단지 놀이였다. 사람의 생명을 군주인 자신의 재미를 위해 기꺼이 없앨 수 있다고 생각했음이다.

당연히 아무리 인간이라 해도 개구리의 생명을 가지고 놀 권리는 없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군주라 해도 사람의 생명을 가지고 놀 권리도 없다. 자신이 지닌 힘이 상대에 비해 우월하다고 해서 상대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자신의 재미를 위해 희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를 더는 인간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그래서 맹자는 전쟁을 한다면서 시신으로 온 성 안을 꽉 채우고 온 벌판을 가득 채우는 모습을 보고는, 이는 땅의 신에게 인육을 바치는 것으로 이런 자는 사형을 시켜도 부족하다고 절규했다. 인간도 아니라는 얘기다. 사형은 인간에게 내리는 형벌이지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 내리는 건 아니기에 하는 말이다.

이란과 전쟁을 한창 벌이고 있는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는 이란의 석유 생산 설비가 집중되어 있는 하르그섬의 군사시설을 폭격한 다음에 재미 삼아 몇차례 더 폭격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이번 전쟁으로 이란의 사상자는 벌써 수천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세계 최강이라 자부하는 미국의 대통령은 아무 거리낌없이 재미 삼아 폭격을 더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정녕 인간의 발언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기야 인두겁을 쓰고 있다고 다 인간이 아님은 인류 역사에서 익히 입증되고도 남았으니 더는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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