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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 21일, 그룹 방탄소년단의 컴백 공연이 열렸던 서울 광화문 광장은 보랏빛으로 물들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정부는 국가유산인 경복궁과 광화문을 BTS에게 내주고, 전례 없는 규모의 공공 자원을 투입해 행사가 안전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국익을 위한 행사' 때문에 광장을 내어준 시민들이 그만큼의 '불편 비용'을 치렀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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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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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하이브보다 더 많은 돈 썼다?…BTS 공연이 남긴 질문들

입력 2026.03.25 07:00

  • 유설희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점(사실들): 정부가 하이브보다 더 많은 돈 썼다?

선(맥락들): 국익 때문에 침해된 ‘시민의 일상’

면(관점들): 시민들의 ‘불편 비용’은 당연한 게 아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지난 21일 공연 시작 전 무대에서 무용수들 뒤에 서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지난 21일 공연 시작 전 무대에서 무용수들 뒤에 서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1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이 열렸던 서울 광화문 광장은 보랏빛으로 물들었습니다. 광장에는 BTS의 복귀를 환영하는 팬들의 환호성이 가득했지만, 통제된 도로와 폐쇄된 지하철역을 마주한 시민들의 당혹스러운 시선도 교차했습니다. ‘시민의 공간’인 광장을 특정 아티스트의 공연을 위해 사용한 것이 적절했는지, 이를 위해 동원된 대규모 행정력과 시민들이 겪은 불편이 정당했는지를 두고 비판도 이어졌는데요. 오늘 에디터픽에서는 BTS 광화문 공연을 둘러싼 특혜 논란에 대해 한번 짚어볼게요.

정부가 하이브보다 더 많은 돈 썼다?

이번 행사를 위해 하이브가 지불한 비용은 약 9000만원 수준입니다. 광장 사용료 약 3000만원과 경복궁·숭례문 사용·촬영 허가 비용 6120만원을 납부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경찰·소방·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 공공 인력이 1만명 이상 투입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정부가 부담한 유무형의 비용은 하이브가 지불한 것보다 훨씬 컸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정부는 인파 밀집과 테러 위협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이 행사의 본질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특정 기획사의 사업입니다. 이번 공연 티켓은 무료였지만, 하이브는 굿즈와 앨범 판매 수익 등을 통해 올해 연간 2조원대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그렇기에 민간 행사에 이 정도의 막대한 국가 행정력이 투입된 것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김상철 문화연대 정책위원은 “정부나 서울시의 도움 없이 순수 민간 기획사 차원에서 이런 규모의 행사를 기획할 수 있겠냐”며 “이 점만 봐도 이번 행사가 얼마나 예외적이고 특혜적인지 생각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무원노조도 공무원 대규모 동원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정당한 보상도 없이 휴식권과 건강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고 밝혔고요.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익 때문에 침해된 ‘시민의 일상’

공연 당일 광화문 일대는 지하철, 시내버스, 일반 차량 등 모든 교통의 접근이 막혔습니다. 시민들은 광장 곳곳에 설치된 금속탐지기를 통과하고, 소지품 검사에 임해야 했고요. 인근 빌딩 31곳의 출입도 통제됐습니다. 공연장 우회 입장이나 옥상 관람을 하려는 인파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서였는데요.

이런 안전 조치 때문에 광화문 일대 직장인 일부는 공연 당일 강제로 연차를 써야 했고, 광장을 가로지르려던 시민들은 먼 길을 돌아가야 했습니다. 광화문 일대에서 결혼식을 치르려던 예비 부부들은 교통 통제로 손님들의 발이 묶일 걱정에 발을 동동 굴러야 했고요. 또 광장에서 집회를 열려고 했던 시민들은 광장을 사용할 권리를 잃었습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안전 관리가 강화돼야 하는 건 맞지만, 이 과정에서 평범한 시민들의 이동권과 집회의 자유 등 권리가 침해됐습니다.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일인 21일 공연 관계자들이 무대와 관람석이 설치된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를 통제한 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강윤중 기자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일인 21일 공연 관계자들이 무대와 관람석이 설치된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를 통제한 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강윤중 기자

시민들의 ‘불편 비용’은 당연한 게 아니다

물론 BTS의 컴백 공연을 넷플릭스가 전 세계 190개국에 생중계했고, 77개국에서 시청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온 세상이 주목한 행사였기에, 한국 문화의 위상을 홍보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 까닭에 정부는 국가유산인 경복궁과 광화문을 BTS에게 내주고, 전례 없는 규모의 공공 자원을 투입해 행사가 안전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국익을 위한 행사’ 때문에 광장을 내어준 시민들이 그만큼의 ‘불편 비용’을 치렀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앞으로 특혜 논란을 없애려면 어떤 행사에 광장을 내어줄 것인지에 대한 판단 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광장을 내어주게 된다면 이에 대해 시민들에게 충분한 이해와 동의를 구했는지, 시민의 기본권이 과도하게 침해되지는 않았는지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백범 김구 선생은 자서전 ‘백범일지’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게 아니다.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말했는데요. 국익이라는 거대 명분 앞에서 소수의 불편을 당연하게 치부하는 나라는 진정한 의미의 ‘문화강국’이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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