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는 합의제 기관···3인 이상 재적 필요”
주요 사안서 줄줄이 ‘2인 체제’ 위법성 인정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오른쪽) 뒤로 신동호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신임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앉아 있다. 연합뉴스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신동호 EBS 사장을 임명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공현진)는 26일 김유열 EBS사장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신임 사장 임명 무효 확인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고 “신 사장의 임명 처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신 사장 임명 자체를 무효로 해달라는 주위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방통위는 다수결에 기반한 합의제 기관으로 최소 3인 이상의 위원이 재적한 상태에서 의결이 이뤄져야 한다”며 “2인만으로 한 EBS 사장 임명동의 의결은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의결을 전제로 한 임명 처분 역시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해 3월 26일 당시 이진숙 위원장·김태규 부위원장 ‘2인 체제’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김 사장의 후임으로 MBC 아나운서 출신인 신동호씨를 EBS 사장으로 임명하기로 의결했다. 김 사장은 의결 다음 날 임명 무효 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은 지난해 4월 이를 인용해 본안 판결 전까지 신동호의 취임 효력을 정지시켰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은 EBS에 복귀했다.
재판에서는 ‘2인 의결’의 적법성이 쟁점이 됐다. 방통위는 법정 정원 5인의 합의제 기구지만, 방통위법에는 명확한 의사정족수 규정이 없다. 방통위 측은 이를 근거로 2인 의결도 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법원이 ‘2인 의결’이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위법한 결정으로 판단하면서 이를 전제로 한 신 사장 임명 역시 취소되게 됐다.
이번 판결은 ‘2인 방통위’ 체제에서 이뤄진 결정이 위법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법원은 KBS 이사 추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해임,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 등 주요 사안에서도 2인 의결의 위법성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