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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에너지·공급망’ 비상, 중소기업 보호 더 촘촘히

입력 2026.03.26 19:30

수정 2026.03.2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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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석유·원자재 공급망에 경고등이 켜졌다. 전쟁 장기화로 나프타 공급이 급감하면서 플라스틱과 비닐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은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 특히 소규모 영세 업체들은 협상력이 약해 얼마 남지 않은 재고 물량 배분에서도 소외되고 있다. 한국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중동전쟁 이후 플라스틱 중소 제조업체의 71.1%가 대기업 공급사로부터 원료 공급 축소나 중단 가능성을 고지받았다. 가격 인상을 통보받은 기업도 92.1%로 집계됐다. 한 업체 대표는 “원래 값의 3배, 4배를 불러도 쉽지 않다”며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이젠 원료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 생태계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중소기업들이 제일 먼저 중동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플라스틱 산업은 중소기업 비중이 절대적이다. 석유화학 대기업들이 나프타로 폴리에틸렌 등 소재를 만들어 국내에 공급하면, 중소기업이 가공해 완제품 등으로 다시 공급하는 구조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중소기업과 플라스틱 산업은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론 나프타 공급처를 다변화해야 하지만, 당장은 수출 제한 조치를 통해 최소한의 물량이라도 확보해야 한다. 해외 거래처와 유지해온 상도의를 무너뜨리는 일이지만, 국익이 우선이고 대외무역법에 시행 근거도 있다. 어렵게 확보된 나프타 물량이 시장에 고르게 배분되게 하는 일도 중요하다. 당국은 매점매석을 막고 일선 중소기업들까지 흘러가도록 시장에 감독·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보복 타격으로 촉발된 전쟁이 한 달이 다 돼간다. 지난 25일까지 중소벤처기업부에 접수된 중동전쟁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가 총 379건이다. 1주일 새 117건 증가했다. 시간이 갈수록 중소기업들의 피해는 더욱더 빠르게 확대될 것이다. 중동 지역에 수출하는 중소기업도 지난해 기준 1만3859곳에 이른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중동 지역 위기 상황과 관련해 “전쟁 추경 등을 통해 대응의 큰 틀을 갖춘 만큼 이제는 실행의 완성도가 중요하다”며 “사소한 부분까지 놓치지 말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바른 방향이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애로를 경청해 실효적인 지원 방안을 찾고, ‘전쟁 추경’을 최대한 촘촘하게 설계해야 한다. 대기업도 이럴 때일수록 중소기업과 상생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오후 충남 서산 석유공사 서산비축기지를 찾아 현장 담당자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오후 충남 서산 석유공사 서산비축기지를 찾아 현장 담당자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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