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개사동 패총 유적 출토 야요이 토기. 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전북 군산 개사동 패총(조개무덤)에서 고대 한·일 해상 교류의 실체를 보여주는 일본 야요이 시대 토기가 출토됐다. 전북 지역에서는 드물게 물범 뼈도 함께 발견돼 해안가 주민들의 생활상과 생업 범위를 입체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발굴을 진행한 국립완주문화유산연구소는 “군산 개사동 패총을 발굴 조사한 결과 그릇 받침으로 추정되는 일본 야요이 시대 토기를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기원전 3세기부터 기원후 3세기 무렵에 해당하는 야요이 시대는 일본 열도에서 벼농사와 청동기 문화가 확산한 시기다.
이 시기의 토기는 고대 동아시아 문화 교류를 증명하는 경남 사천 늑도 유적 등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특히 복골(점치는 뼈)과 화천(중국 신나라 화폐) 등이 출토된 전남 해남 군곡리 패총과 함께 고대 동아시아 국제 교류의 흔적으로 평가된다.
연구소 측은 이번 성과를 전북 서해안 해양 네트워크의 실체를 보여주는 단서로 보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전북 지역의 대표적인 해양 제사 유적인 부안 죽막동 유적과 함께 볼 때 군산 지역이 고대 해상 교류의 기항지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유적에서는 옛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을 유추할 수 있는 다양한 고고학 자료도 확인됐다. 최대 두께 약 50㎝에 달하는 패각층에서는 굴, 백합, 피뿔고둥 등 조개류와 함께 큰 독(대옹), 시루 등이 출토돼 채집과 저장, 조리로 이어지는 생활 구조를 짐작게 한다.
또한 어린 돼지의 어깨뼈, 개의 아래턱뼈와 더불어 전북 지역에서는 출토 사례가 매우 드문 물범 뼈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해안가 주민들의 식생활과 생업 환경을 입체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핵심 단서로 꼽힌다.
이번 발굴은 그간의 학술적 공백을 메웠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전북 서해안 일대에는 다수의 패총 유적이 분포하고 있음에도 최근 20여 년간 체계적인 발굴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 때문에 개발 행위 등으로 귀중한 유적이 훼손되거나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전북 지역 패총에 대한 기초 자료를 축적하고 선사시대부터 고대에 이르는 서해안 국제 교류 양상을 규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