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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손흥민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는 "월드컵 가서 패배로 배웠다 하는 건 사실 말이 안 되지 않느냐"며 "팬들이 분명히 걱정하시겠지만, 우리 선수들이 더 책임감을 느끼고, 더 겸손하게, 당연히 피드백을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면서,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홍명보 감독이 꺼내든 스리백은 코트디부아르처럼 수준급 윙어를 여럿 보유한 팀 앞에서 무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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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손흥민 “월드컵 아니라 다행”…홍명보호 스리백의 처참한 민낯

입력 2026.03.29 13:14

수정 2026.03.2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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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효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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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디부아르전 0 - 4 완패 충격

한국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 영국 밀턴킨스 스타디움 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손흥민에게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밀턴킨스|연합뉴스

한국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 영국 밀턴킨스 스타디움 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손흥민에게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밀턴킨스|연합뉴스

“지금이 월드컵이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주장 손흥민(LAFC)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정도였다. 상대가 에이스를 벤치에 앉히고 첫 발탁 선수까지 내보내는 여유를 부린 경기에서 4골을 얻어맞았다. 월드컵이 3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 홍명보호가 내민 성적표는 참담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영국 밀턴킨스의 스타디움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0-4로 졌다. 월드컵 조별리그 상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가상한 모의고사였다. 코트디부아르는 아마드 디알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주전 자원을 교체 카드로 아껴둔 채 프랑스 청소년 대표 출신 마르시알 고도(스트라스부르) 등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런 1.5군 상대에게 한국은 전반 35분 에반 게상(크리스털 팰리스), 전반 추가시간 시몽 아딩그라(AS 모나코)에게 연속 실점했다. 후반 손흥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조규성(미트윌란)을 투입했지만 오히려 후반 17분 고도에게 세 번째 골을, 후반 추가시간 윌프리드 싱고(갈라타사라이)에게 쐐기골까지 허용했다. 한국 축구 통산 1000번째 A매치는 완패로 마무리됐다.

손흥민은 후반 13분 투입돼 종횡무진 뛰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경기 후 “교체로 들어가서, 팀원들이 고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분위기 전환을 못 한 것도 어떻게 보면 결국에는 제 책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월드컵 가서 패배로 배웠다 하는 건 사실 말이 안 되지 않느냐”며 “팬들이 분명히 걱정하시겠지만, 우리 선수들이 더 책임감을 느끼고, 더 겸손하게, 당연히 피드백을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면서,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홍명보 감독이 꺼내든 스리백은 코트디부아르처럼 수준급 윙어를 여럿 보유한 팀 앞에서 무력했다. 후방에 숫자를 더 두는 시스템이지만, 양쪽 윙백이 공격 시 지나치게 높이 올라가면서 실제 수비는 3명이 전부였다. 측면에 넓은 공간이 열렸고, 코트디부아르 공격수들은 드리블 돌파로 수비진을 줄줄이 제쳤다. 센터백 조유민(알샤르자)이 혼자 대응하다 연달아 실수를 범했고, 스리백 중앙에 배치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측면이 뚫린 뒤에야 커버에 나서는 수동적 역할에 머물렀다. 대인 방어라는 김민재의 최대 장기가 발휘될 장면 자체가 없었다.

빌드업도 답답했다. 코트디부아르가 강하게 압박하지 않았는데도 수비수와 미드필더는 공을 뒤로 돌리다 결국 골키퍼 롱볼로 귀결되는 장면을 반복했다. 부상으로 빠진 황인범(페예노르트)의 공백이 컸다. 전반 20분까지 효과를 봤던 전방 압박도 코트디부아르가 수분 보충 휴식 시간을 기점으로 뒷공간을 노리는 롱볼로 전환하자 곧바로 무력화됐다. 경기 중 대응책을 찾지 못한 채 같은 방식으로 실점을 반복한 건 전술적 유연성의 부재를 그대로 보여줬다.

한국이 골대를 세 차례 맞추는 불운이 있긴 했다. 하지만 4골 차 패배를 위안 삼기에는 부족하다. 손흥민은 공격 과제로 포지셔닝을 꼽았다. 그는 “내가 불편한 플레이를 해야 상대방도 불편하다. 포지셔닝 부분에서 볼을 받기 불편한 위치로 가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도 막기가 불편하다”며 “축구는 결국 디테일이 많은 걸 변화시킨다. 조금씩 디테일하게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명보호는 다음 달 1일 오스트리아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상대 주전도 아닌 선수들에게 이렇게 허물어졌다는 것이 월드컵 코앞의 현실이다. 스리백의 구조적 취약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본선 무대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무너질 수 있다. 시간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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