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이란에 위성 이미지 등 군사 정보를 제공했다는 증거를 우크라이나가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러시아에는 큰 이익이 되지만 우크라이나에는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 매체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정보에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요르단·아랍에미리트(UAE) 내 미국 및 유럽 군사기지와 주요 인프라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란을 100% 직접 지원하고 있다고 본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 당시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표적 정보를 활용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러시아가 1인칭 시점(FPV) 무인기(드론)를 활용한 단거리 공격 방식 등 전투 경험까지 이란과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쏟아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경제가 석유 의존도가 높은 구조인 만큼 유가 상승과 미국의 대러 제재 완화가 맞물리면서 러시아가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장기전을 원하고 있다”며 “미국이 중동에 집중할수록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은 줄어들 수 있고, 제재도 일부 완화되면서 러시아에는 이익만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 전쟁 장기화가 무기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려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그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요르단·UAE 등 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치고 키이우로 복귀한 직후 나왔다. 그는 이번 순방에서 해당 국가 지도자들과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밝혔으며, 최근 한 달간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들이 중동 여러 국가에 파견돼 이란산 드론 요격을 지원해온 사실도 공개했다.
이번 중동 순방에서 이스라엘을 방문하지 않은 배경과 관련해서는 전쟁 발발 이후 일부 국가들이 지원을 요청한 것과 달리 이스라엘은 별도의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와 협력할지는 “이스라엘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갖고 있고, 이스라엘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갖고 있다”며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방공 체계에서 큰 부족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의 온라인 대화에서는 러시아에 유가 급등세 완화를 위한 ‘에너지 휴전’을 제안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스템을 겨냥한 공격을 중단한다면 우크라이나도 같은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동맹국으로부터 러시아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줄여달라는 신호를 받았다”며 “우리는 부활절 휴전에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