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나무에 올라 물고기 잡기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나무에 올라 물고기 잡기

입력 2026.03.31 19:55

수정 2026.03.31 19:56

펼치기/접기
[송혁기의 책상물림]나무에 올라 물고기 잡기

연목구어(緣木求魚).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한다는 뜻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굳이 하려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게 국어사전의 풀이다. 일반적인 용례를 반영했겠지만, 원래 사용된 의미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물고기를 잡겠다는 목적은 나쁜 게 아니고 ‘도저히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단지 그 목적을 위한 방법으로 나무에 올라가는 게 문제이고, 잘못되었음을 일러주어도 ‘굳이 하려’ 하는 태도는 더 문제다.

맹자는 제나라 선왕을 만난 자리에서 선왕이 사지로 끌려가는 소를 불쌍하게 여긴 사례를 언급하며, 그런 마음을 지녔으니 왕 노릇 할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고 추켜세웠다.

인정을 받고 기뻐하는 선왕에게, 소를 향한 연민이 백성을 위한 사랑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할 수 있으면서도 하지 않는 것일 뿐이라며 맹자가 불쑥 물었다. “왕께서는 전쟁을 일으켜 아랫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다른 나라들과 원한을 맺어야 기쁨을 느끼십니까?”

당황한 선왕은 어찌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손사래를 치며, 전쟁을 즐기는 게 아니라 그것을 통해 이루려는 목적이 있어서 그렇다고 답한다. 천하의 패권을 잡는다는 목적을 위해서 희생을 감수하며 전쟁이라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을 뿐이라는 항변이다. 이 대목에서 맹자가 방법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며 든 비유가 바로 연목구어였다. 맹자가 대안으로 제시한 더디고 어려운 왕도정치의 방법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던 선왕은 이렇게 물었다. “저의 방법이 연목구어라고 할 만큼 심한 것입니까?” 맹자는 연목구어는 목적을 이루지 못할 뿐 후환은 없지만, 전쟁을 통해 목적을 이루려 하면 반드시 후환이 있다는 엄중한 경고로 답했다.

이루려는 목적이 비핵화나 독재 정권 교체 따위의 명분이든지, 자못 의심되는 갖가지 경제적 이익이든지, 지금 미국이 벌인 전쟁이 그 어느 목적을 이루기에도 얼토당토않은 방법이라는 점이 이미 입증되고도 남았다. 하루속히 나무에서 내려오는 것만이 그나마 후환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더구나 그 후환을 장본인들뿐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겪어야 하는 고약한 상황임에랴. 두보를 따라 ‘상춘(傷春)’을 시름겹게 읊조릴 수밖에 없는 봄날이다.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