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회의 외국인에 대한 경계심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급기야 불법체류자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겠다는 지방자치단체까지 등장했다.
출입국재류관리청에 따르면, 일본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처음 400만명을 넘어섰다. 4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약 93만명으로 가장 많고, 한국인은 약 40만명으로 세 번째로 많다. 통계만 보면 일본은 외국인에게 선택받는 나라이다. 그러나 최근의 움직임을 보고 있으면, 일본 사회는 외국인과 공생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일본을 선택하지 말라고 손사래를 치는 듯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비자 신청 비용의 인상이다. 일본 정부는 입관난민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재류 자격의 변경, 갱신 신청 비용을 현행 1만엔에서 10만엔으로, 영주 허가 신청 비용을 1만엔에서 30만엔으로 인상하겠다는 내용이다. 많게는 30배 인상이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왜 비용을 올려야 하는지 그 이유조차 설명하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인 ‘이주자와 연대하는 전국 네트워크’는 “재류 자격은 일본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외국인에게 안정적인 생활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급격한 비용 인상은 그들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법률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려는 정책도 있다. 일본의 국적 취득 요건 변경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은 운용 기준을 바꿔 일본 거주 5년 이상이던 신청 조건을 10년 이상으로 늘렸다. 문제는 운용 기준 변경만으로 자격 조건을 바꾸는 데 위법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일본 헌법은 “귀화 조건은 법률로 정한다”고 명시했다. 현행 국적법이 5년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자격 요건을 바꾸려면 법률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데도 다카이치 정권은 법률 개정 없이 운용 조건만 바꿔 시행하려 한다. 이런 움직임은 모두 다카이치 정권의 외국인 규제 강화 정책과 맞닿아 있다.
급기야 시민에게 의심스러운 외국인을 “밀고”하라고 권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가 3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이바라기현은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불법 외국인 노동자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바라기현 지사는 “성실하게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제도가 결코 아니다”라고 항변하지만 합법적인 비자를 가진 외국인인지 아닌지를 일반 시민이 어떻게 구별할 수 있단 말인가. 결국 모든 외국인이 감시와 의심의 대상이 되고 말 것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소식도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35개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과의 공생을 강화하기 위한 예산을 새로 편성하거나 증액했다고 한다. 외국인에 대한 배타주의를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이 일본의 생활 관습과 제도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한쪽 문화만 일방적으로 이해한다고 해서 공생 사회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진정한 공생 사회를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이 외국인 배타주의를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제는 한 번쯤 되돌아봐야 한다. 한국에도 반면교사가 되기를 바란다.
박진환 일본 방송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