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16명↑…작년 ‘605명’
2022년 통계 작성 후 첫 증가
출범 직후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재명 정부의 첫 성적표가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산업현장에서 사고로 숨진 노동자가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다. 고용노동부가 31일 발표한 ‘2025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을 보면, 지난해 누적 산재 사고 사망자는 605명으로 전년 589명보다 16명(2.7%) 늘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573건으로 전년(553건) 대비 3.6% 증가했다.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통계는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 가운데 사업주의 법 위반이 없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경우를 빼고 집계한 것이다.
2022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이 범주에 해당하는 산재 사망자와 건수가 증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0억원 이상 건설 현장에서 대형 참사가 연이어 발생한 데다 안전관리 수준이 취약한 소규모 사업장 사고까지 많아지면서 전체 사망자가 늘었다.
지난해 2월 부산 기장군 리조트 공사장 화재로 6명,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로 4명이 사망했다. 11월에는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로 7명, 12월에는 광주 도서관 붕괴 사고로 4명이 숨졌다.
추락사 41% ‘최다’…올 1분기는 줄어
성적 안 좋은 ‘산재와 전쟁’
노동부 관계자는 “건설업 경기 침체로 대형 프로젝트는 줄고 소규모 현장이 늘면서 5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사고 사망이 증가했다”며 “안전보건관리 체계가 갖춰진 사업장은 안전문화가 정착되는 추세지만 영세 사업장은 체계 구축에 시간이 걸리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286명(267건), 제조업 158명(150건), 기타업종 161명(156건)으로 집계됐다. 사업장 규모가 영세하고 안전관리 수준이 열악할수록 사망자 증가폭이 크게 나타났다. 50인 이상 사업장 산재 사망자는 254명으로 4명(1.6%) 늘어났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174명으로 22명(14.5%) 증가했다. 재해 유형별로는 떨어짐이 249명(41.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물체에 맞음 72명(11.9%), 부딪힘 62명(10.2%), 끼임 50명(8.3%) 순이었다.
정부는 올해 1분기(1~3월) 산재 사망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대전 안전공업, 영덕 풍력발전 사고에도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는 유지되고 있다”며 “정책 효과는 단기간에 나타나기 어렵고, 노사 전반의 안전 인식 변화가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노동부는 이날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해 지난해 하반기에 형이 확정된 사업장 22곳의 명단을 관보와 홈페이지에 공표했다. 유죄가 확정된 경영책임자 24명 중 실형은 1명에 그쳤다. 22명은 징역형 집행유예를, 1명은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함께 선고받았다.
경영책임자가 실형을 받은 곳은 삼강에스앤씨 조선소 사업장이다. 매출액이 1590억원(2024년 기준)에 달해도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2021년 3·4월에 이어 2022년 2월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경영책임자인 전 대표이사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이, 법인에는 현재까지 최고 금액인 20억원의 벌금이 확정됐다.
노동부는 2023년 9월부터 반기별로 형이 확정된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을 공표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재판이 확정돼 통보된 사업장은 총 44곳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충분한 능력이 있는데도 안전을 소홀히 해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에 대해서는 엄정한 수사와 경제적 제재 등 책임을 부과해 안전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하게끔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