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전북도지사. 전북도 제공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청년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대리운전비 명목으로 현금을 제공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경찰 수사와 더불어민주당의 긴급 감찰에 이어 전북도 선거관리위원회도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김 지사 측은 행위의 부적절함을 인정하면서도 위법 소지를 인지한 직후 전액을 회수해 문제를 바로잡았다는 입장이다.
1일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전날 김 지사가 최근 음식점에서 청년들에게 대리운전비를 건넸다는 내용의 고발장이 접수됐다. 고발장에는 김 지사가 현금으로 금품을 제공해 공직선거법상 ‘상시 기부행위 제한’ 규정을 위반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고발인을 소환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전북도 선거관리위원회도 해당 의혹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에 나섰다. 전북선관위는 이날 “(의혹이 사실이라면) 현금 기부 행위는 음식물 제공보다 훨씬 중대한 기부행위라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은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정당 대표자와 후보자 등이 선거구민이나 연고가 있는 자, 기관·단체·시설 등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경찰이 고발장 접수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더라도 선관위 차원에서 함께 조사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도 대응에 나섰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김 지사에 대한 중앙당 윤리감찰단 긴급 감찰을 전격 지시했다. 당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징계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에 김 지사는 이날 전북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건 경위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김 지사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11월 말 청년 15명가량과 가진 저녁 식사 겸 술자리에서 발생했다. 김 지사는 술자리가 끝난 뒤 참석자들에게 귀가용 대리운전비를 지급했으며 금액은 거주 지역에 따라 전주 2만원, 군산 5만원, 정읍·고창 10만원 등으로 차등 책정됐다. 총 지급액은 68만원이었다.
일부에서 제기된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김 지사는 “미리 준비한 것이 아니라 기분 좋게 술을 마시던 중 일부 참석자의 요청이 이어지자 차 내 비상금 봉투에서 현금을 꺼내 개별적으로 나눠준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해당 행위의 위법 가능성을 뒤늦게 인지하고 자진 회수 조처를 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부적절할 수 있다고 판단해 배석한 도청 직원과 모임 주선자에게 회수를 지시했고 다음 날 68만원 전액을 돌려받아 문제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식당 업주와의 갈등 정황도 공개됐다. 김 지사는 “현금을 건네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유한 식당 주인이 특정 조건을 요구하며 접근해 왔다”며 “그러나 이미 전액을 회수해 법적·도의적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에 해당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회식 분위기에 취해 대리비를 지급한 것은 본인의 불찰”이라며 “잘못을 인지한 즉시 회수해 바로잡았다는 점을 수사 및 감찰 과정에서 있는 그대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