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 경향신문 자료 사진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일 과거 차기 대구시장으로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언급한 것을 두고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며 김 전 총리 지지를 공식화했다. 김 전 총리는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김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등 보수 통합 행보를 예고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대구 국회의원들은 당 때문에 당선된 사람들이지 자기 경쟁력으로 된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는 “자치단체장은 행정가이지 싸움꾼이 아니다”라며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최근 김 전 총리 지지 의사를 밝혀왔다. 그는 지난해 12월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차기 대구시장으로 김 전 총리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김 전 총리는 한나라당 시절 같이 있다가 못 견디고 민주당으로 갔던 분인데 유연성 있고 여야 대립에 언제나 화합에 노력했던 훌륭한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5일에도 페이스북에서 “지금 나온 후보자 중 대구를 다시 일으켜 세울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며 “그런 의미에서 김 총리가 나서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청년의 꿈 회원들이 묻기에 답변한 것”이라 적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유튜브 채널 <경향티비>에 출연해 “(홍 전 시장이) 대놓고 저를 지지하셨는데 저야 감사한 일”이라며 “‘김부겸을 개인적으로 좀 좋아하지만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야’라는 취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홍 전 시장 지지가 김 전 총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선 후보까지 지낸 국민의힘 출신 유력 정치인의 지지는 보수 진영까지 아우른다는 통합 이미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총리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역에 계시는 원로니 찾아뵈려고 한다”며 “대구에 엑스코라는 아무 이름이 없는 전시센터도 ‘박정희 엑스코·박정희 컨벤션센터’로 부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광주 컨벤션센터 이름은 ‘김대중 컨벤션센터’”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오는 8일 대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김 전 총리 총력 지원에 나선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홍 전 시장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구 지역의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우리 당에서 시장도 하고 당대표도 하고 대통령 후보까지 한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에 대해 ‘그게 옳으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인 홍준표를 키워줬던 대구 시민과 보수를 사랑하는 국민을 정면으로 기만하는 몽니는 이제 그만 거두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