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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난다고 쓰레기 싸들고 갈 건가요” 파는 사람·사는 사람 모두 불행한 ‘쓰봉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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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서울 종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강모씨는 최근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사려는 손님을 돌려보냈다.

불광역 인근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전쟁이 난다고 쓰레기 봉투를 싸 들고 다닐 것도 아닌데 언론이 사재기를 부추긴 측면이 있다"며 "정작 필요한 사람들과 현장 점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갈현동 편의점에서 일하는 손경은씨는 "뉴스에서 계속 부족하다고 하니 사람들이 앞다퉈 사가면서 이런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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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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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난다고 쓰레기 싸들고 갈 건가요” 파는 사람·사는 사람 모두 불행한 ‘쓰봉 사재기’

입력 2026.04.02 14:18

수정 2026.04.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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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강모씨(53)는 최근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사려는 손님을 돌려보냈다. 전날 한 묶음을 사갔는데 또다시 사러 온 손님이었다. 강씨는 종로구청에서 받은 공문을 보여주며 손님을 안심시켰다. 강씨는 “오시는 손님마다 구청 공문을 보여드리고 있다”며 “제발 사재기를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일부 편의점에서 종량제 봉투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장에서는 실제 공급에는 차질이 없지만 불안한 심리로 사재기를 하는 사람이 생기면서 악순환이 생겼다고 말한다.

지난 1일 서울 은평구의 한 편의점 문 앞에 “종량제 쓰레기 봉투 당분간 판매하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 있다. 우혜림 기자

지난 1일 서울 은평구의 한 편의점 문 앞에 “종량제 쓰레기 봉투 당분간 판매하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 있다. 우혜림 기자

지난 1일 서울 마포구·서대문구·은평구 일대 편의점·마트 25곳을 찾아 문의해보니 10곳은 종량제 봉투를 판매 중이거나 수급이 가능했다. 나머지 15곳은 일시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 전반적인 공급엔 문제가 없지만 특정 시점에 수요가 몰리면서 일부 매대가 비는 ‘부분적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판매자들은 2주 전쯤부터 사재기 조짐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하철 연신내역 인근 편의점에서 일하는 양모씨는 “지난 주말에 한 사람이 50개씩 사갔다”고 말했다. 독립문역 인근 편의점 점주 A씨는 “평소에 이렇게까지 나갈 물량이 아닌데 한 주 사이 200~300장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매대가 비었다”며 “수급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도 편의점엔 종량제봉투를 찾으러 온 손님들이 여럿 보였다. 경희궁 인근 편의점을 찾은 이모씨(79)는 봉투 한 묶음을 사며 “포기하는 마음으로 왔는데 있어서 다행”이라며 “마음을 곱게 써서 (봉투를) 얻은 것 같다”며 웃었다.

지난 1일 서울 은평구의 한 편의점 점주 이모씨가 구청에서 보낸 공문을 가리키고 있다. 우혜림 기자

지난 1일 서울 은평구의 한 편의점 점주 이모씨가 구청에서 보낸 공문을 가리키고 있다. 우혜림 기자

판매자들은 사재기를 막으면서 정부 공문을 안내했다. 편의점 문 앞에 “종량제 쓰레기 봉투 당분간 판매하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써붙인 점주 윤모씨(49)는 “고객들에게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사재기를 막고 있다”며 “정작 우리 편의점의 쓰레기도 못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은평구에서 만난 이모씨도 “구청 협조 공문을 손님들에게 읽어주느라 입이 아플 정도”라고 말했다.

이들은 불안감이 퍼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불광역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전쟁이 난다고 쓰레기 봉투를 싸 들고 다닐 것도 아닌데 언론이 사재기를 부추긴 측면이 있다”며 “정작 필요한 사람들과 현장 점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갈현동 편의점에서 일하는 손경은씨(25)는 “뉴스에서 계속 부족하다고 하니 사람들이 앞다퉈 사가면서 이런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쓰레기 종량제 봉투 구매 수량 제한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체별로 보유하고 있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 수량이 다른 만큼 지역별 조정 등의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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