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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로드맵 없는 트럼프의 ‘오락가락 19분 호소’…“오직 전쟁, 전쟁, 전쟁뿐” 혹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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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은 대이란 군사작전의 성과와 정당성을 강조해 전쟁 장기화를 우려하는 여론을 달래려던 목적으로 해석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외교나 군사 행동과 관련해 새로운 내용은 딱히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시작된 후 어느 시점에서든 이 연설을 그대로 했어도 무방했을 것"이라고 했다.

CNN은 "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 끝난 뒤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히 알고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며 "따라서 분쟁을 둘러싼 세계의 불안이나 정치적 궁지에 몰린 본인의 상황을 별로 해소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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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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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로드맵 없는 트럼프의 ‘오락가락 19분 호소’…“오직 전쟁, 전쟁, 전쟁뿐” 혹평

입력 2026.04.02 17:00

수정 2026.04.0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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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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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황금시간대 첫 대국민 연설, 전쟁 성과·정당성 강조

구체적 종전 구상은 언급 안 해…“트루스소셜 재탕”

개전 33일 등 돌린 민심 달래기 실패…유가도 급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은 대이란 군사작전의 성과와 정당성을 강조해 전쟁 장기화를 우려하는 여론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철군 시점, 출구 전략 등 구체적인 종전 구상 없이 기존의 오락가락 주장만 되풀이해 ‘맹탕’ 연설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약 19분에 걸친 연설 초반부터 이번 전쟁에서 미국이 “압도적 승리”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승리”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해·공군이 궤멸하고 무기, 공장, 미사일 발사대가 산산조각 나고 있으며, 지도부 대부분이 사망해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지휘·통제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붕괴하고 있다고 성과를 줄줄이 나열했다. 이번 전쟁은 미국을 위협하는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반드시 필요하지만 고통은 일시적이라며 정당성을 역설하는 데도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군의 핵심 전략 목표들이 거의 완수됐다는 것을 기쁘게 알린다”며 “우리는 이 임무를 아주 빠르게 마무리할 것이다. 이제 거의 다 왔다”고도 주장했다. 유가 상승 등 문제로 여론이 악화하는 상황을 고려해 전쟁이 신속하게 끝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그는 2차 세계대전(3년 8개월 25일), 한국전쟁(3년 1개월 2일), 베트남전쟁(19년 5개월 29일), 이라크전쟁(8년 8개월 28일)의 기간을 일일이 언급한 뒤 이란과의 전쟁은 불과 32일밖에 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전 한 달여 만에 TV 황금시간대에 처음 이뤄진 이번 대국민 연설에 대해 외신들은 중간선거를 7개월 앞두고 전쟁에 회의적인 유권자들을 설득하려는 ‘뒤늦은 호소’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전쟁이 정확히 어떻게 끝날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세계 경제의 충격을 어떻게 해결할지 등 많은 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물음에는 아무런 답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2~3주 내 이란을 강력하게 타격해 석기시대로 돌려놓겠다면서도 “(이란과)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2~3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종전 시점으로 제시한 기간이기도 하다. 이란이 사실상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는 “분쟁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라면서도 중동산 원유에 의존하는 국가들을 향해선 알아서 해협을 확보하라고 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몇 주 동안 SNS와 언론에 쏟아낸 모호하고 모순된 발언을 종합해 그대로 재탕한 것이다.

대국민 연설 일정이 공개된 후 일각에선 ‘셀프 종전’ 선언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내내 그래왔듯 대화와 군사적 압박을 병행하는 메시지를 내놓는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은 그가 종전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상군 투입 여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탈취 군사작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탈퇴 위협 등 관심이 쏠린 내용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외교나 군사 행동과 관련해 새로운 내용은 딱히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시작된 후 아무 때나 이 연설을 그대로 했어도 무방했을 것”이라고 했다.

CNN은 “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 끝난 뒤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히 알고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며 “따라서 이 연설이 분쟁을 둘러싼 세계의 불안이나 정치적 궁지에 몰린 본인의 상황을 별로 해소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시장에선 이날 대국민 연설을 긴장 완화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설을 앞두고 종전 기대감에 내림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는 연설 직후 6% 급등했다. 뉴욕 증시에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100 지수 선물이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연설이 천문학적 전쟁 비용,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미국 내 전쟁 반대 여론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FT는 “전쟁 시작 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했으며 여당 내 일부 인사를 포함한 비판론자들은 그가 명확한 목표 제시 없이 불필요한 전쟁을 시작했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했다.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버지니아)은 이날 연설이 “막대한 비용과 위험을 수반하는 분쟁에 휘말린 상황에서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이란 지도부 제거 작전에도) 상황이 나아졌다는 증거는 없으며 오히려 여러 면에서 더 악화했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에선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옹호했지만, 한때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핵심 인사였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결별한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은 “대통령이 미국을 우선시해주길 간절히 바랐으나 연설에서 들은 건 오직 전쟁, 전쟁, 전쟁뿐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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