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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김부겸 지지선언

입력 2026.04.02 18:48

수정 2026.04.0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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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대구시장. 국회사진기자단

홍준표 전 대구시장.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막역한 관계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96년 15대 총선 직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래시계 검사’로 이름을 날리다 변호사로 활동하던 홍 전 시장은 여야 모두 탐내던 영입 대상이었다. 그중에서도 김영삼의 3당 합당과 김대중의 정계복귀를 모두 반대하던 꼬마민주당은 홍 전 시장 영입에 사활을 걸었다. 원외당직자이던 김부겸과 노무현 당시 최고위원, 이부영·제정구 의원 등 꼬마민주당 ‘설득조’가 1996년 1월 홍 전 시장 집을 찾아가 밤새 고스톱을 치며 “함께 정치를 바꿔보자”고 매달렸다. 홍 전 시장도 “그러자”고 약속했다. 하지만 다음날 새벽 반전이 일어났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당신이 했던 일(슬롯머신 사건 박철언 구속 등)이 내 뜻과 맞지 않느냐”고 하자 그 자리에서 신한국당을 택한 것이다. 하룻밤 만의 변심에 얼굴을 붉혔던 김 후보와 홍 전 시장은 얼마 후 꼬마민주당과 신한국당이 합당해 창당한 한나라당에서 재회했다.

이후 진영은 달랐지만 거침없는 성격, 중도·실용 정체성, 동향이라는 뿌리를 공유하며 30년 인연을 이어왔다.

홍 전 시장이 2일 김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지난달 소통채널 ‘청년의꿈’에서 “대구가 도약하려면 이재명 정부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가 논란을 빚자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이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한다는 뜻”이라고 쐐기를 박은 것이다. 대구의 이익을 위해선 당적보다 실력 있는 적임자가 필요하다는 ‘대구 중심 실용정치’를 선포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또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정권이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공천이 곧 당선인 일당독식 체제와 배타적 지역주의에 안주해온 국민의힘을 향한 경고였다.

‘김부겸 지지’가 30년 전 마음의 빚을 청산한 것일 수도, 그 특유의 파격적 기질일 수도, 혹은 자신의 거취에 대한 포석일 수도 있다. 분명한 건 “국민의힘을 버려야 대구가 산다”는 김 후보의 절박한 호소에 홍 전 시장이 화답했단 사실이다. 국민의힘이 “노망난 정치인의 말로”라고 비판만 쏟아낼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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