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음식
연호탁 지음
글항아리 | 308쪽 | 2만2000원
중국 윈난성 원쯔시 한 식당의 궈차오미셴. 궈차오는 ‘다리를 건너다’라는 뜻으로 청나라 시기 한 선비와 부인의 애정 고사에서 비롯되었다.
글항아리 제공
흔히 ‘식탐(食貪)’이라는 표현을 쓴다. 식탐은 먹는 것을 밝히거나 너무 많이 먹는다는 등 부정적 의미를 지닌다. ‘식탐을 경계하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욕망의 음식>은 식탐이 아니라 ‘탐식(貪食)’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식탐에서 부정적 뉘앙스를 거둬내고, 순수하게 음식을 좋아하는 마음을 일컫는다고 책은 말한다.
저자인 연호탁 가톨릭관동대 석좌교수는 약 30년간 대학에서 영어학을 가르쳤다. 그는 40여년간 엄격한 채식주의자 생활을 했다.
채식주의자가 웬 ‘탐식’ 이야기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그는 “60년간 나름대로 음식을 탐한 경험”을 앞세운다. 인문학적 교양을 바탕으로 전 세계 문화와 역사에 깃든 탐식 이야기를 전한다. 저자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겪었던 에피소드들도 뒤섞여 있다.
일례로 중세 기독교의 금식 문화는 물고기 요리와 어업발전에 기여했다. 기독교가 번성하고 고기를 금지하는 금식일이 연 200일 이상 이어지면서 사람들은 ‘씹는 맛’을 원하게 됐고, 생선 수요가 폭증했다. 수요를 맞추기 위해 연안에 머물렀던 어선은 원양까지 나가 어업을 시작했고, 이는 자연스레 항해술의 발전과 대항해시대로의 시대적 변환을 끌어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권력자들이 음식을 어떻게 탐하고 향유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다룬다. ‘전족’으로 작아진 중국 여성의 발모양을 본뜬 ‘종쯔’가 대중음식이 됐다는 분석, 서양 여러 나라에서 아스파라거스가 일종의 최음제로 사용됐다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재료를 어떻게 요리로 만들어 즐기면 좋을지도 담겼는데 조리 과정과 맛을 표현하는 구절을 읽을 때면 입안에 침이 고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