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할 만큼 완벽한 결혼식
이소연 지음
돌고래 | 320쪽 | 2만원
결혼식은 왜 필요한가. 가장 모범적인 답변은 생애 단 한번뿐인 날을 ‘아름답게 기념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누군가는 식을 치른 ‘정상 범주’ 부부라는 사회적 시선에 부응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혹은 단순하게 그간 뿌린 축의금에 대한 회수 목적도 있을 것이다.
‘뉴닉’ 에디터 출신이자 환경단체 활동가인 이소연씨는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결혼식이라는 제도가 얼마나 강한 사회적 압력과 욕망의 결합 위에 서 있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저자는 결혼식을 “우리 사회가 개인에게 강요해온 규범이 가장 노골적이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구현된 장면”이라고 규정한다. 화려한 드레스와 조명, 축복의 언어로 포장된 그 하루를 위해 개인이 감내해야 하는 비용과 노동, 감정 소모를 하나하나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결혼식은 낭만적인 행사가 아닌, 정교하게 설계된 산업이자 관습의 총합으로 읽힌다. 자연스럽게 질문이 떠오른다. 우리는 왜 이토록 비슷한 방식의 결혼식을 반복하고 있는가.
SNS에 올릴 한두 장의 청혼 장면을 위해 수백만원을 태우는 과시적인 프러포즈가 끝나면 신부의 친구들이 준비해야 할 브라이덜 샤워가 기다린다. 친구들의 노동은 축하와 부담의 경계 사이에서 이뤄진다. 그리고 ‘스드메’라 불리는 웨딩 패키지의 세계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개미굴처럼 끝도 없는 여정이 시작된다.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충분히 책 한 권 분량이 나올 만하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단순히 심리적·경제적 부담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 여정에서 벌어지는 환경적 비용에 방점을 찍는다. 신랑신부가 웨딩카를 타고 떠난 뒤, 호텔 뒤편으로는 종량제 봉투를 가득 실은 트럭이 줄지어 빠져나간다.
저자는 전작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를 내고 햇수로 7년째 옷을 사지 않는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에는 “결혼식을 하지 말자”는 주장일까. 그렇지 않다. 틀에 찍어낸 듯 반복되는 결혼식이 아닌, 각자의 가치에 맞는 ‘나다운’ 결혼 방식이 더 많이 등장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되기를 바란다. 화려한 결혼식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숨겨진 현실도 한번 들여다볼 만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