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어른들이 만든 기후재앙, 아이들이 들이마셨다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갈수록 뜨거워지는 햇빛과 예측할 수 없는 폭우,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산불까지.

일상이 된 기후 재난 앞에서 이상 기후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을 붙잡는 관심사가 되지 못하는 듯하다.

점점 더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해가는 지구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낸 고통의 세계에 무방비하게 던져진 피해자는 아닌가.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어른들이 만든 기후재앙, 아이들이 들이마셨다

입력 2026.04.02 19:54

  • 고희진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아이들이 쉬는 숨

데브라 헨드릭슨 지음 | 노지양 옮김

흐름출판 | 356쪽 | 2만2000원

데브라 헨드릭슨은 <아이들이 쉬는 숨>에서 세계를 망가뜨린 것도 어른들이지만, 아이들에게 회복된 세계를 물려줄 이도 어른들이라고 말한다.  흐름출판 제공

데브라 헨드릭슨은 <아이들이 쉬는 숨>에서 세계를 망가뜨린 것도 어른들이지만, 아이들에게 회복된 세계를 물려줄 이도 어른들이라고 말한다. 흐름출판 제공

소아과 의사가 체감한 기후위기
관련 질병 90%, 5세 미만서 발생
동일한 수준 대기오염·더위라도
몸집 작은 어린이들에겐 치명적
무책임한 어른들에게 문제제기

“우리 어른들이 광기로 만들어낸 세계를 그들의 작은 폐와 심장과 정신으로 온전히 견디고 있었다.”

저자인 데브라 헨드릭슨은 미국 네바다주 리노에서 근무하는 소아과 의사다. 고지대 사막 지형에 위치해 기후변화에 민감한 리노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뜨거워지는 도시’로 불린다. 기후변화는 저자가 일하는 진료실에도 찾아온다. “한 엄마는 딸이 사시사철 알레르기 비염에 시달린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어떤 아빠는 보통은 선선해지던 9월 말에 아들이 미식축구 연습 도중 일사병으로 쓰러졌다며 놀란다. … 올해 여름에만 진드기에 물린 환자들이 지난 10년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병원을 찾아왔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햇빛과 예측할 수 없는 폭우,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산불까지. 일상이 된 기후 재난 앞에서 이상 기후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을 붙잡는 관심사가 되지 못하는 듯하다. 에어컨과 보일러가 돌아가는 실내에서 지내다보면 날씨를 감각하는 것조차 무뎌진다. 지난 십여 년간 어쩌면 어른들은 이런 재난 상황에 ‘적응’해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이들은 어떨까. 점점 더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해가는 지구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낸 고통의 세계에 무방비하게 던져진 피해자는 아닌가. <아이들이 쉬는 숨>은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시작한다.

2013년 8월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에 접한 시에라네바다산맥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한다. 극심한 가뭄 상황에서 일어난 산불은 오랜 시간 지속되며 저자가 사는 리노에도 영향을 미친다. 산불의 잔해가 바람에 실려 도시를 떠돌았고 바깥에 잠시라도 나갔다 온 이들은 모두 기침을 달고 살아야 했다. 미성숙하고 작은 폐를 가진 아기들은 그 상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아기의 폐에서는 사포로 긁는 듯한 거친 숨소리가 나다가 마지막에는 속삭이는 듯한 바람 소리가 들렸다 … 바깥에는 마치 눈발처럼 재가 날리고 있었다.”

온난화가 지속되며 가뭄은 더 심해졌고 2010년대 이후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사상 최악’의 산불은 연례행사처럼 일어난다. 폐가 아픈 아이들은 그만큼 더 늘어났을 테다. 책에 따르면 전 세계 기후위기 관련 질병의 약 90%가 다섯 살 미만의 아이들에게서 발생한다. 어른에게 맞춰진 약의 용량이 아이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것처럼, 동일한 수준의 대기오염이나 더위를 겪어도 큰 몸집의 어른보다 아이의 작은 몸에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산불처럼 특별한 사건이 있을 때만이 아니다. 기후위기는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도 앗아간다. 지난해 한국의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7도로 기상관측망이 확충된 1973년 이후 가장 뜨거웠다. ‘외부 활동을 자제하라’는 오존주의보 알림은 과거엔 봄이라 생각했던 5월 초부터 쉬지 않고 울려댄다. 봄엔 미세먼지 때문에, 여름엔 폭염 때문에, 겨울엔 더 길어진 혹한 때문에 아이들은 바깥에 나가지 못한다. 단순히 바깥에서 ‘뛰어놀지 못한다’를 넘어서 외부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생존을 위협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저자가 만난 한 아이는 지구온난화를 주제로 과제를 하다 걱정에 빠져 잠도 제대로 들지 못한다. “과연 이런 세상에 새로운 생명을 내놓는 게 옳은 일인지 잘 모르겠어요.” 아이는 말했다. 국내에서도 극심한 기후변화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기후 우울증’을 경험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이들이 느끼는 무력감은 단순히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상황 인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렇게 만든 어른들이 자신들을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배신감으로 이어진다.

그렇기에 책은 우리에게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묻는다. 우리는 화석연료 사용과 육류 섭취를 줄이며 친환경적인 정책을 내는 이들이 사회 제도를 정비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0)에 가깝게 줄여야 한다. 그렇다면 ‘아직은’ 희망이 있다. 어쩌면 모두 알고 있는 방법이다. 그럼에도 책은 아이들이라는 존재를 통해 진부해 보이는 경고와 해결책을 새롭게 전한다. 저자는 세계를 망가뜨린 것도 어른들이지만, 아이들에게 회복된 세계를 물려줄 이도 어른들이라며 한 아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얘야, 너희들을 걱정하는 게 우리 어른들이 할 일이야.”

[책과 삶]어른들이 만든 기후재앙, 아이들이 들이마셨다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