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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꿈꾸는 자들에게

입력 2026.04.02 20:10

수정 2026.04.0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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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뒤면 지방선거다. 지자체장이나 의원 입후보자는 수천명에 달할 것이다. 권력은 중독성이 있다. 넷플릭스에서 한때 인기 있었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가 잘 보여준다. 카드를 쌓아 만든 위태로운 집이라는 뜻이 말하듯 백악관을 둘러싼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모습은 지옥의 현실판이다. 타자를 마음대로 조종하는 권력의 쾌락은 마약만큼이나 강렬하다. 주변의 인간과 사물이 자신을 신으로 받든다는 환상은 극도의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역으로 권력을 상실했을 때 밀려오는 금단현상은 죽음만큼이나 쓰리다.

권력은 자기중심을 확대하는 마법이다. 군사정권시대에 권좌에 있던 자들의 무소불위 행태가 그것이다. 백성을 폭압하고 경제 이권을 갈취하며 온갖 향락을 추구했다. 민주화를 쟁취했음에도 현재 지방에서는 정계·관가·기업·언론·학계의 이권 및 권력동맹이 대형행사, 토건사업, 특화전략을 내세우며 혈세를 갉아먹고 있다. 오죽하면 분노하는 시민들이 지방자치 무용론을 외치겠는가.

국제투명성기구에 의하면 한국의 국가청렴도는 여전히 30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부패방지를 위해 촘촘한 법과 제도를 두고 있다. 몇가지 공통점은 법에 따른 권력행사, 재정 투명성, 시민의 권력 감시, 권력기관 간 견제에 의한 독점방지 등이다. 한번은 같이 식사하던 모 국회의원이 휴대폰을 연신 보고 있었다. 내용을 물으니 의정활동에 대한 시민평가라고 했다. 그러나 그들은 시민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주시해야 한다. 양심이야말로 자기를 다스리는 참된 권력자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도학(道學)이라는 말이 400번 넘게 나온다. 도학은 인도(人道)를 탐구하며 실천하는 것이다. 엄밀하게는 공자와 맹자에서 발원한 주자의 성리학을 말한다. 이는 성품은 하늘의 이치이며 지극히 선하다는 원리에 기반, 도덕 완성을 위한 학문과 정치이념이다. 무(武)에 의한 건국의 태생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조선은 성인(聖人)이 되는 성학을 더욱 발전시켰다. 이황이 어린 임금을 계도하기 위해 만든 <성학십도>가 대표적이다. 조선은 당쟁으로 많은 폐해도 있었지만, 중국 역사에 없는 500년을 이어왔다. 멸망의 원인보다도 어떻게 장구한 역사를 쌓아왔는가를 살펴볼 필요도 있다.

다양한 시각이 있지만, 그 동력은 도덕왕국 구현을 위해 인간 자신을 성찰하는 교육에 있었다고 본다. 비록 계급사회였지만 왕과 관리로부터 양반과 평민에 이르기까지 내성외왕(內聖外王), 즉 안으로는 성현을 이루고 밖으로는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것을 기치로 내세운 인문사회였기 때문이다. 당파 간 치열한 논쟁 속에서도 도학은 깊이 뿌리를 내렸다. 하나의 이념을 지향하는 단일사회였지만 정치력을 정치가의 마음에서 찾았다는 점은 되새겨볼 가치가 있다. 정치사회적으로 배제된 불교의 수행은 이 점과 상통했다. 오늘날 권력을 지향하는 자들에겐 도학의 되새김질이 필요하다. 정치의 미학은 몸으로 익힌 절제와 균형과 중용에 있다.

권력은 양날의 칼이다. 휘두른 칼은 반드시 부메랑처럼 되돌아온다. 따라서 권력은 사욕을 넘어선 공공의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독권(獨權) 끝에 홀로 한탄하는 독한(獨恨)을 면할 수 있다. 도학의 집대성자 조광조는 임금에게 “은밀한 곳에 홀로 있을 때라도 사특한 생각이 싹트지 못하게 하여 순수하고 의로운 진리가 발현하면, 나라를 다스리는 도를 극진한 선과 아름다움에 이르게 할 수 있다”(<정암집>)고 했다. 정치의 도는 객관적 논리가 아니라 안팎이 일치하는 나의 행동에 있음을 말한다. 선거 출발선에 선 사람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 이해관계를 넘어설 염치가 없고, 정치적 반대 견해를 수용할 아량이 없다면 그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표를 던질 민중과 그들 마음을 대행하는 권력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정치는 하늘처럼 자신을 비우고 모든 것을 환대하는 공인이자 고독한 수행자의 길과 결코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원익선 교무 원광대 평화연구소

원익선 교무 원광대 평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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