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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함께 있어준 나의 빛···다정함이라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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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줄리안의 엄마는 음식과 깨끗한 옷을 곳간으로 가져다주고, 사라와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줄리안이 '토흐토'라고 불리며 괴롭힘 당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사라는, 줄리안이 자신을 숨겨주는 일이 얼마나 용기있는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거든요.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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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함께 있어준 나의 빛···다정함이라는 용기

입력 2026.04.04 08:00

  • 신주영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웨이브 <화이트 버드>

영화 ‘화이트 버드’ 스틸컷. (주)올랄라스토리 제공

영화 ‘화이트 버드’ 스틸컷. (주)올랄라스토리 제공

[오마주] 어둠 속에 함께 있어준 나의 빛···다정함이라는 용기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추억으로 남은 사람이 있으신가요. 한 시절을 함께했으나 다시는 볼 수 없는 그런 사람이요. 기억 속 그의 얼굴은 늙지 않은 채 내내 그대로인데, 그를 기억하는 나의 나이만 한 살 한 살 늘어갑니다.

영화 <화이트 버드>는 할머니 사라가 손자 줄리안에게 자신의 옛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이야기가 소개되는 액자식 구성입니다. 사라에게 추억으로 남은 사람은 손자와 같은 이름인 줄리안이라는 한 소년입니다. 두 사람에겐 무슨 일이 있었고, 왜 지금은 함께이지 않은 걸까요.

시간은 1942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어린 사라는 프랑스의 한 마을에서 외과의사 아버지, 수학교수 어머니와 함께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편안한 삶이었죠.

하지만 암울한 시대는 개인의 무탈한 삶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당시 나치 독일은 프랑스를 점령했고, 유대인 사라 가족이 안전하게 살아갈 땅은 점점 좁아집니다. 파리에서 유대인을 체포해 강제수용소에 보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사라가 사는 마을에도 상점 곳곳에 ‘유대인 출입 금지’가 내걸립니다.

사라가 다니는 학교엔 자신의 이름 대신 ‘토흐토’라고 불리는 한 소년이 있습니다. ‘토흐토’는 ‘게’라는 뜻인데요, 걸음걸이 때문에 붙은 모멸적 별명입니다. ‘토흐토’는 소아마비 때문에 목발을 짚고 다니거든요.

아이들은 ‘토흐토’의 목발을 빼앗아 괴롭히고, ‘토흐토’의 아버지가 하수시설에서 일해 ‘토흐토’에게도 냄새가 난다며 조롱하죠. 사라는 그 모습을 지켜볼 뿐입니다. 다른 아이들이 그렇듯, 괴롭힘을 적극적으로 말리지는 않고 그저 스쳐 지나가죠.

어느 날 나치 독일의 군홧발이 학교에 들이닥칩니다. 이를 눈치챈 선생님들은 유대인 학생들을 대피시키려 하지만, 결국 발각되고 맙니다. 사라는 유일하게 도망치는 데 성공합니다. ‘토흐토’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하수시설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둔 ‘토흐토’가 빠져나가는 길을 알려줬거든요.

그제서야 사라는 ‘토흐토’의 진짜 이름을 알게 됩니다. 그의 이름은 바로, 줄리안입니다. 줄리안은 사라를 그의 집 곳간으로 데려갑니다. 윗집에 나치 정보원으로 의심되는 부부가 살아서 자신의 집은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했거든요. 그렇게 사라는 곳간에서 지내게 됩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곳간에 숨어 지내는 삶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부모님의 행방을 몰라 속이 타죠. 하지만 사라는 꿋꿋이 버팁니다. 줄리안과 줄리안의 부모님이 사라에게 가족이 돼주거든요. 줄리안은 학교에 갈 수 없는 사라에게 수업 내용을 알려주고, 학교 소식도 전해줍니다. 줄리안의 엄마는 음식과 깨끗한 옷을 곳간으로 가져다주고, 사라와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사라를 숨겨준다는 건, 줄리안 가족에게도 분명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만약 발각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일이었죠. 실제로 줄리안은 사라를 위해 스케치북을 가져다주다가 위험에 처합니다. 속상해하는 사라에게 줄리안의 엄마는 이같이 말합니다. “암울한 시대에는 그런 사소한 것들이 우릴 인간으로 만들어 준단다.”

영화 ‘화이트 버드’ 스틸컷. (주)올랄라스토리 제공

영화 ‘화이트 버드’ 스틸컷. (주)올랄라스토리 제공

사라는 줄리안에게 “넌 강하고 용감해. 너만큼 용감한 사람은 본 적 없어”라며 진심을 전해요. 사라는 솔직한 사람입니다. “너와 내가 입장이 바뀌었다면 난 널 안 도왔을 거야. 그래서 미안해.”

줄리안이 ‘토흐토’라고 불리며 괴롭힘 당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사라는, 줄리안이 자신을 숨겨주는 일이 얼마나 용기있는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거든요.

할머니 사라는 이렇게 회고합니다. “우린 인간이 보일 수 있는 증오의 끝을 보았고, 다정함엔 큰 용기가 필요하단 걸 알았어. 그 용기로 인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세상에서 다정함을 본다는 건 기적과도 같으니까.”

어린 사라는 깨달았어요. 줄리안은 은인도 친구도 아닌 자신의 빛이라는 걸. 하지만 엄혹한 시대는 자꾸만 그 빛을 앗아가려 합니다. 사라와 줄리안에겐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사라에게 곳간은 어떤 곳이었을까요. 인기척이 나면 작은 불빛도 끄고 숨죽여야 하는 가장 어두운 곳이자, 자신에게 환한 빛이 되어준 줄리안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장 밝은 곳이 아니었을까요.

누군가의 다정함은 누군가에게 숨을 곳이 돼주고, 살아갈 힘이 돼주고, 또 다른 이에게 다정함을 나눠주는 계기가 됩니다. 이번 주말엔 가장 어두운 순간에 빛이 돼준 다정했던 얼굴을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원더>의 스핀오프 작품으로, R. J. 팔라시오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지난해 3월 국내 개봉했고, 약 1년 뒤인 지난 2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서 월정액 영화로 공개됐습니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1분.

영화 ‘화이트 버드’ 포스터. (주)올랄라스토리 제공

영화 ‘화이트 버드’ 포스터. (주)올랄라스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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