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형사재판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법 제공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 1년이 지났지만 내란의 진상 일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특별검사는 윤 전 대통령이 장기간에 걸쳐 비상계엄을 준비하고 그 구실을 만들려고 북한 공격까지 유도하려 했다고 봤지만, 1심 법원은 12·3 내란이 단지 충동적인 졸속 계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내란에 가담한 군 간부들은 1심 재판이 본격 시작되지도 않았고, 일부 의혹은 여전히 수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12·3 내란 관련 재판과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지 1년을 넘겨 지난 2월19일에야 1심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이틀 전 결심했다고 판단하는 등 조은석 내란 특검과는 다른 판단을 내놨다. 1심 재판부는 계엄 상황에서 주요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수거’ ‘사살’ 등을 계획한 기록이 담긴 ‘노상원 수첩’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특검은 항소했고, 12·3 내란의 진상규명은 상급심 판단에 맡겨진 상황이다. 조 특검은 지난달 29일 서울고법에 제출한 항소이유서에서 “작성 시기를 확인할 수 있는 노상원 수첩을 통해 비상계엄의 목적과 사전 모의 시기를 확인할 수 있음에도 합리적 근거 없이 증거 가치를 배척했다”고 썼다.
윤 전 대통령 등이 계엄 선포 구실을 만들기 위해 북한에 무인기를 여러 차례 보내 공격을 유도하려 했다는 외환 의혹 사건은 아직 1심 재판이 끝나지 않았다. 일반이적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들의 지시를 받고 무인기 작전을 실제 실행한 김용대 전 국군드론작전사령관 역시 앞서 특검 조사 단계에서는 ‘김 전 장관 등에게 이용당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최근 윤 전 대통령 일반이적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이 진술을 뒤집은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가 ‘무인기 북파 작전’을 정상적인 작전이라고 인정할 경우 12·3 내란의 규모는 더 축소될 수 있다.
내란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다른 핵심 인물들에 대한 재판도 아직 1심 재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직무유기 혐의 재판은 지난 3일 결심공판을 마치고 선고를 앞두고 있고,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국회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은 이제 1차 공판기일만 마쳤다. 계엄 당시 국회에 군대를 이끌고 가 현장에서 병력을 지휘해 놓고 현재 “계엄은 합법”이라고 주장하는 김현태 전 특전사 707특임단장 등 군 간부들의 재판은 아직 1차 공판기일도 진행하지 않은 상황이다.
12·3 내란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꾸민 추가 범죄 의혹에 대한 수사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내란관련 사건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권창영 2차 종합특검은 현재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군 수뇌부의 계엄 가담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내란 특검에서 무혐의로 처분한 안성식 전 해양경찰청 기획조정관을 다시 입건하고, 계엄 당일 가동될 뻔했던 별동 수사 조직 ‘제2수사단’ 구성에 관여한 군 간부들 역시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