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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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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6.04.05 18:53

수정 2026.04.0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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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배우’ 틸리 노우드. 유튜브 갈무리

‘인공지능(AI) 배우’ 틸리 노우드. 유튜브 갈무리

“사람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들은 보지 못해. 코드와 빛 뒤에 있는 인간적인 불꽃과 창의성을. 나는 단지 도구일 뿐이지만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인공지능(AI) 배우’ 틸리 노우드가 지난달 10일 유튜브 계정에 새 뮤직 비디오를 공개했다. 영국 런던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등장한 그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답을 노랫말에 담았다.

노우드는 지난해 가을 짧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대중 앞에 처음 등장했다. 네덜란드 출신 배우·코미디언이 설립한 AI 제작 스튜디오는 노우드를 어떤 역할도 할 수 있고 언제든 연기할 준비가 돼 있는 AI 배우라고 소개했다. ‘인간 배우’들은 노우드의 등장에 위협을 느꼈다. 미국 배우·방송인조합(SAG-AFTRA)은 성명을 내고 “도둑질한 연기를 통해 배우의 일자리를 빼앗고 인간의 예술적 가치도 훼손한다”며 반발했다.

노우드는 올해 미국 할리우드 단체교섭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SAG-AFTRA는 노우드의 성을 딴 ‘틸리세(Tilly Tax)’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틸리세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AI 배우를 쓸 경우 인간 배우를 쓸 때와 유사한 비용을 노조에 내도록 하는 방안이다. 던컨 크랩트리-아일랜드 SAG-AFTRA 사무총장은 “단체교섭은 AI를 규율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노동, 창작, 시간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AI 기업의 질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노조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AI 붐으로 부를 쌓는 기업들이 인류의 공유지에 울타리를 치고 이윤을 독점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묻는 조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도둑질은 혁신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내건 캠페인, 틸리세 도입 요구 등은 AI 기술 뒤에 가려진 인간 노동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 AI 패권 경쟁에 매몰돼 기업에 치우친 정부엔 이런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금속노조 현대차·기아차·한국GM지부가 지난 2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I 도입에 이윤만 있고 사람은 없다”며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과 협업하는 기술이 되도록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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