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실종자 구출 후일담 공개
의식 잃었다 깨어나 첫 신호 보내
다친 발로 10~12㎞ 이동해 은신
구조 작전 투입 뒤 파괴된 미군 항공기 잔해 지난 5일(현지시간) 이란 중부 이스파한주에서 파견된 미국 MC-130J 수송기(왼쪽)와 MH-6 헬리콥터 잔해. 이들 항공기는 이란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가 실종된 미군 F-15E 전투기 탑승자 구조 작전 과정에 투입됐다. 이란은 이를 모두 격추했다고 주장했으나 미국은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자체 폭파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군이 이란에서 격추된 F-15E 전투기에서 비상 탈출한 무기체계 장교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그의 구조 신호를 이란군의 함정으로 착각해 구조가 늦어질 뻔했던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미군이 실종 장교가 소지하고 있던 위치 발신기의 ‘신호 정보’를 포착했으나, 당국자들은 이란이 장교를 포로로 잡은 채 미군을 유인하기 위해 허위 신호를 보냈을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해당 장교가 구조 전 보낸 메시지도 혼란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장교는 무전으로 “신은 선하시다”라고 말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메시지가 “무슬림이 할 법한 말처럼 들렸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동료들을 통해 해당 장교가 매우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미군은 구조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장교의 위치와 신원을 확인하는 데 수시간이 걸렸고 이 과정에서 미 중앙정보국(CIA)이 군을 지원했다. CIA는 장교가 혼자 있는지, 이란군에 포위되거나 생포됐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특수 기술”을 활용해 정보를 수집했다. 장교가 혼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군은 어둠이 깔릴 때까지 기다려 구조 작전을 개시했다. 특수작전용 헬기가 특공대원들을 태우고 장교가 숨어있는 산악 지역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현상금까지 걸고 수천명을 동원해 실종 장교의 뒤를 쫓았으나, 미국의 첨단 기술과 네이비실 등 특수부대원 200여명을 투입해 안전하게 구출해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공군도 현지 정보를 미국에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 장교는 지난 3일 새벽 사고 직후 산속에 쓰러져있다가 당일 오후에야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다친 발목을 끌고 10~12㎞를 걸어 바위틈에 숨어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공군 조종사들은 이처럼 적진에 고립됐을 때를 대비해 ‘생존·회피·저항·탈출’ 훈련을 받는다. 장교는 적에게 들키지 않도록 자신의 위치 신호를 간헐적으로 송신하면서 구조를 기다렸으며, 미·이란 모두 자신을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NYT는 보도했다.
미군 구조팀은 철수 과정에서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았다. 장교를 헬기에 태워 수송기가 대기하던 곳까지 옮기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땅이 무른 지형 탓에 투입된 MC-130J 수송기 2대가 이륙할 수 없었다. 미군은 즉시 군용기 3대를 추가 투입해 장교와 특수부대원들을 여러 차례 나눠 수송했다.
미군은 군사기밀 유출을 막기 위해 고장 난 수송기와 장교를 옮긴 헬기를 현장에서 폭파한 뒤 작전을 종료했다.